북한이 11일 개성공단 1차부지 100만평의 토지임대료 5억달러 지급과 북측 근로자의 임금을 현재의 약 4배인 월 300달러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 의도에 대해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 개성공단 포기 수순
북측은 현대아산과 토지공사가 이미 완납한 1단계 공단 100만평의 토지임대료에 해당하는 5억달러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6270억에 달하는 액수다.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2004년 4월 13일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맺은 공단 1단계 100만평에 대한 토지 임대차 계약(50년간 사용)에 따라 임대료 1600만달러를 완납했었다.
또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임금을 월 75달러(사회 보험료 포함)수준에서 300달러로 인상토록했다. 북한이 요구한 액수는 중국 상하이(200~300달러)의 평균 임금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더구나 북한이 요구한 연 10~20%의 임금인상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개성공단의 유지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20%의 인상률을 적용하면 4년만 지나도 두 배인 600달러를 지급해야한다. 주44시간을 기준으로 월 90여만원인 우리측 최저임금에 육박한다.
양무진 경남대 교수는 이에 대해 "사실상 개성공단을 폐쇄하려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 당국과 기업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하는 액수를 제시해 개성공단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려고 한다는 의미다.
◆ 추후 협상 여지
북측이 19일 추후협상에 합의했기 때문에 아직 개성공단에 희망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앞으로 개성공단에서 더 많은 달러를 받아내기 위한 협상 전략의 일종이란 것이다. 무리한 액수의 금액도 그 동안 북한이 강조한 "개성공단에 대한 특혜적 조치"를 역으로 강조하는 성격도 있다.
유엔제재결의가 채택되면서 가시화할 금융제재 때문에라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포기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안보리에서 회람 중인 대북 제재 결의 초안에 따르면 북한은 ▲ 인도적 목적 ▲ 비핵화 ▲ 개발목적 이외에는 신규 차관을 받을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1일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UN 안보리 제재 영향과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무역에서 최소 15억 달러에서 최대 37억 달러의 손실과 함께 해외 자금거래까지 중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 날 "북한은 결국 공을 남측에 던졌다"면서 "우리측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