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틴토 인수 무산...허탈한 중국

중국에서는 국가적 기대를 모았던 국영알루미늄공사(차이날코)의 호주 철광석 생산업체 리오틴토 지분 인수건이 물건너가자 망연자실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지분 인수를 희망하던 리오틴토가 입장을 급선회하자 배신감마저 느끼며 허탈한 표정이다. 차이날코는 호주 정부의 승인이 가장 큰 걸림돌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결국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힌 셈이다. 리오틴토가 심경 변화를 일으킨 것은 최근 자금조달 환경 변화에 따른 입장이 바뀐 점도 있지만 국민과 정부의 반감을 뒤로 하고 무리하게 지분매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중국내에서는 차분하게 다음 인수기회를 도모하자는 입장이 대다수다. 이번 인수 제안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았다며 인수 무산이 중국 입장에서 오히려 더 득이 될 것이라며 자위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차이날코의 슝웨이핑(熊維平) 회장은 리오틴토의 발표에 대해 "매우 실망스런 결과"라며 그동안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보였으나 역부족이었음을 밝혔다. 슝 회장은 "양사간 협상은 리오틴토 주주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며 상호간 장기적 발전을 위한 윈윈모델이 될 수 있었음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장옌셩(張燕生)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무역연구소장은 신화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리오틴토가 차이날코를 거부한 이유에는 경제적 관점 이외에 뭔가가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해 배후론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웨인 스완 호주 재무장관은 계약파기는 기업간 문제이지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며 한발 비켜서려는 태도를 보였다. 호주 정부가 기업 인수합병(M&A) 문제에 관여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속셈으로 읽혀진다. 스완 장관은 원칙적으로 "호주 정부는 외국투자를 환영하며 양사간 벌어진 일은 기업들이 알아서 판단한 것으로 정부가 할일은 없다"고 해명성 발언을 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 무산이 차이날코가 195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지아퉁(交通)은행의 리엔핑(連平) 수석연구원은 "195억달러는 리오틴토의 9% 지분 인수가격치고 터무니없이 비싼 것"이라고 평했다. 장옌셩 소장은 "차이날코는 리오틴토의 대안을 찾을 것"이라며 몽골 같은 중앙아시아내 철광석 광산 등을 후보로 언급했다. 베이징 레인지 철강연구센터의 장린 연구원은 "중국 철강업체들은 호주ㆍ러시아ㆍ몽골ㆍ인도네시아ㆍ남미 등지에서 활발히 자원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른 인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슝웨이핑 회장은 "차이날코가 비록 이번 인수는 실패했지만 글로벌 광산업체로 거듭날 것이라는 전략에는 변함이 없으며 다른 투자파트너 물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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