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바람 공사현장엔 초록바람

그린 포스코 '환경입국' 꿈꾼다 <중>제철소 전직원 나무심기 운동 본사정문 울창한 나무숲 상징

포스코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제철소 내에서 나무심기 활동을 하고 있다.

포항 제철소내에 위치한 역사관에는 박태준 당시 사장(현 명예회장)과 직원들이 업무를 봤던 현장 사무소 '롬멜하우스'와 함께 당시 직원들이 썼던 '보안경'이 전시돼 있다. 포항은 지금도 바람이 거세 항공기 결항이 자주 발생하는데, 1970년대 제철소 건립 당시 허허벌판인 공사 부지에 돌풍이 몰아칠 때면 한 치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흙먼지가 심하게 날려 공사 인부들이 눈이 상할 정도였다고 한다. 35년여가 지난 현재 '자원은 유한하고 창의는 무한하다'는 창업주 박태준 명예회장의 어록이 걸려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본사쪽 정문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반기는 장면이 바로 공장이 아니라 울창한 나무숲이었다. 과거에는 제철소 주변에 나무가 있었지만 현재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숲속 중심에 제철소를 얹어 놓았다고 표현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나무심기 운동은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포스코의 상징이 됐다. 포항제철소의 과거를 돌아보면 왜 포스코가 나무심기에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환경 경영의 일환으로 전 임직원이 참가하는 나무심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 덕분에 포항제철소내 나무 수는 서울 남산에 심겨는 나무그루 수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공식 사내외 행사에서도 나무심기는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실시했으며, 올해에도 16일 열린 철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에서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제안으로 참가자 전원에게 나무 묘목을 무료로 나눠줬다. 최근에는 '직원 1인 1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한편 지방자치단체 및 시민단체들과 연계해 환경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strong>◆조림사업으로 승화···탄소배출권 확보=</strong> 한편 포스코는 나무심기 운동을 미래를 대비한 신규 사업 영역으로 발전시켜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 한국 반대편에 있는 남미의 작은 나라 우루과이 현지에 지난해 3월초 약 9억 원을 투자해 '유로탤리(EUROTALY)'라는 계열사를 설립한 후 이 지역에서 나무심기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1단계로 1000만m²(1000ha)의 목초지를 매입한 포스코는 이 땅에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고 있으며, 추가로 땅을 사들여 2013년까지 총 2억m²부지에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70배에 달한다. 포스코가 조림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사업인 철강사업인 만큼 2013년으로 예상되는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 시행이 포스코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철강 1t을 만들면 이산화탄소가 2t 가량 배출되는데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쇳물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초보적인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포스코는 조림사업을 통해 확보한 탄소배출권은 제철소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에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 포스코측에 따르면 우루과이 조림사업을 통해 매년 20만6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획득한 탄소배출권은 실제로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가 발효되면 배출량만큼 사용해 공제 받을 수 있으며, 남는 탄소배출권은 다른 업체에 판매도 할 수 있다"면서 "온실가스 규제가 철강업체에 위기라고 하지만 발상을 전환하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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