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의 책임론에 중심에 선 임채진 검찰총장이 결자해지(結者解之) 할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일인 지난 23일 이후 급속히 확산된 총장 경질설, 수사팀 교체설 등으로 인해 임 총장은 검찰 안팎에서 심각한 심적 압박을 받고 있다.
임 총장이 지난 주말 이미 사퇴 의견을 밝혔으나 청와대에서 만류했다는 설이 제기되는 등 임 총장 거취를 둘러싸고 이야기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盧 임명 마지막 검찰총장 =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 재직 시절인 2007년 11월 임명된 참여정부 마지막 검찰총장이었다.
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재신임 받을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지만, 재신임돼 이후 법조계 안팎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 총장은 이변이 없는 한 2년 임기를 마치고 명예롭게 물러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으나, 갑작스런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거취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여론은 임 총장에게 호의적이지 못 하다.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무리하게 구속 수사하기 위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진술과 정황증거만으로 압박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고, 피의사실을 공표해 노 전 대통령을 망신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임채진 총장, 자진 사퇴하나 = 이에 따라 임 총장이 자진 사퇴하는 것이 이명박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고 결자해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임 총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수사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기 때문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임 총장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임 총장은 25일 오전 9시께 대검 청사에 출근하며 대기 중인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집무실로 향했다.
검찰은 내부적으로 '박연차 리스트' 수사가 종결될 6월까지는 총장 사퇴설, 수사팀 교체설 등을 고려하지 않고 현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침묵을 유지할 경우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에 주는 부담 또한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 정국'과 같이 올해 6월도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대형 거리집회가 예상되는 등 사안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임 총장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마다 검찰 간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참석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방식으로 조직의 공감대를 형성해 '임걱정'이라는 별명과 함께 '좌고우면한다'는 비판도 함께 받았다.
임 총장이 이번에는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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