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英, '미국 경제정책 이기적' 한목소리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다른 국가들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미 채권보유국인 중국과 앵글로 색슨 경제권의 주요 파트너인 영국은 미국의 양적완화정책과 세제정책이 다른 국가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지에 따르면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중국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량 국채 매입 정책에 대해 계속해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근 아시아지역을 공식 방문한 피셔 총재는 “중국 관리들이 FRB의 재무부 채권 매입에 관해 수백번 질문해 왔다”며 “흑자 재정의 대부분을 미 국채에 투자했던 중국에겐 최우선 관심사항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교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아시아 지역에서 양적완화정책은 무책임하게 돈을 찍어내는 행위로밖에 인식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와 같은 정책을 이끌어낸 의원들이나 대통령을 선택한 미국 국민들도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셔 총재는 FRB의 양적완화정책에 강력히 반대한 인사 중 하나로 정책이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구분을 모호하게 할 뿐더러 천문학적인 재정적자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에 영국 은행들도 미국 정부에 대한 성토 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해외 금융거래를 규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새로운 세제안이 의회를 통과되자 미국인들의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영국 금융기관들이 미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법안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미 국세청(IRS)에 이를 보고해 일일이 감독을 받아야 한다. 결국 미국인들이 해외애서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주식을 거래하는 크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영국 금융기관들은 탈세행위 규제를 위한 이번 법안 뒤에는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세수를 늘리려는 미 정부의 의도가 숨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주식중개인연합(APCIMS)은 앤디 톰슨은 “미 정부의 이런 시도는 영국인들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게 할 뿐더러 미 경제가 받을 잠재적 피해를 고려하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익명의 영국 은행 관계자도 “미국인들의 금융거래 규모가 가장 큰 영국이 목표물이 된 것”이라며 “이는 미 정부에 이익이 되지 않을뿐더러 심각한 비용을 초래할 것”라고 분노를 나타냈다. 영국은행연합회(BBA)와 APCIMS는 유럽 기관들과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오늘 6월 16일 긴급 회동할 예정이다. 아울러 APCIMS의 멤버들은 새로운 세제안이 매우 불공정하다는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IRS에 보낼 예정이다. 영국과 미국은 대규모 경기부양책 및 공적완화정책 등의 비슷한 경로를 통해 금융위기에 대처하면서 긴밀도를 높여왔다. 중국 또한 미 재무부 채권을 대량 구입하며 미 경제에 대한 신뢰를 보여 왔다. 하지만 미국과 두 국가간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면서 미국 세계 경제 에 대한 영향력이 매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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