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중심으로 국내외 주식채권 시장의 유동성이 살아나고 있다.
주식채권은 기업의 회사채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유상증자와 비교해 대주주의 자금 부담이 없다는 점 때문에 최근 각광을 받는 투자 대상. 이러한 주식채권을 발행한 기업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 게 좋을까.
대신증권은 12일 기업의 자금 조달 이유가 채권 만기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이 아닌 운영 자금을 위한 것인 데다 조달 금리가 회사채 금리 대비 3%p 이상 낮으며 전환 프리미엄이 낮은 경우 해당 기업의 CB나 BW에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청약이 여의치 않다면 발행 공시일에 해당 기업의 주식을 직접 매수해 발행일까지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경험적으로 이런 기업일 경우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다만 현재 공매도가 금지된 상태고 유동성 부족으로 차익 거래가 불가능해 주식으로 전환하는 기간 동안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CB나 워런트가 저평가 상태라는 이유로 장중 직접 매수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자금 조달이 보다 용이한 BW를 중심으로 발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올 3~4월에만 1조원 이상의 주식채권이 발행됐다"며 "주식채권의 발행 목적은 대부분 만기 상환을 위한 차환 발행이 아닌 운영 자금을 위한 자금 조달용이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CB를 중심으로 자금 시장의 유동성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CB 전문 운용사인 포르티스의 펀드 인덱스 역시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20% 가까이 반등한 상태"라며 "특히 공매도 금지로 수익률이 크게 약화됐던 CB 차익거래가 다시 활기를 띠면서 올 1~3월 CB 차익거래 헤지펀드의 수익률(+14.1%)은 다른 헤지펀드 전략(평균 2.3%)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CB와 BW의 최대 장점은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상증자와 비교해 대주주의 자금 부담이 없다는 것과 전환권행사 시 기업의 자기자본이 증가하고 이에 해당하는 부채가 감소하는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주식채권 발행 공시 후 주식 매수 혹은 CB, BW 청약이 현재 국내 상황에서 보다 나은 투자 전략이라는 조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조달 금리가 낮고, 당시 주가가 전환 가격보다 높거나 비슷해 투자 매력이 존재해야 한다.
또 주식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주가 희석 효과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신용위기 국면에서는 자금 조달력에 더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약간의 리스크를 추가해 초과 수익을 원한다면 기업의 신용 등급이 다소 낮은 기업(BBB+ 이하)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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