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재보선 참패의 수습책으로 내세운 당내 쇄신과 화합이 박근혜 전 대표의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 거부로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하다.
지도부와 친이는 재보선 패배의 이유가 당내 불화로 보고 선 화합 후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박 전 대표는 당 공천을 거론하며 쇄신없는 화합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고사하고 있다.
이에 소장파들이 조기 전당대회 등 당 전면쇄신을 요구할 태세를 보이는 등 이번 주가 당내 수습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STRONG>◆박근혜가 친이 직격탄을 날린 배경</STRONG>
미국 방문에서 11일 귀국하는 박 전 대표는 9일(현지시각)"친박이 당의 발목을 잡은게 뭐가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전 대표는 소장파가 주장하는 쇄신안도 이미 다 나온 이야기인데 새삼스럽게 나왔다는 것은 그게 지금 안 지켜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간 현안에 대해 짧은 논평을 한 적은 있지만 이날 표현수위는 작심하고 주류인 친이를 몰아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어떤 공천이든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에 따라서 해야 하지, 이를 따르지 않으면 공당이 아니다"고 당의 공천방식에 방점을 찍었다. 작년 총선부터 이어진 당의 공천방식에 칼을 빼든 것이다.
친박계 인사인 이경재 의원도 11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작년 선거에서 박근혜 계보라고 공천을 배제한 사람들이 선거에서 떨어져 이변을 일으켰는데, 이번 재보선도 똑같았다" 며 "경주에서 여론조사에서 앞선 정수성을 전략 공천했으면 이명박 대통령도 통 큰 화합정치로 높이 평가받았고 세 석은 왔을 것이다, 소탐대실이다"고 비난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 카드는 당내 화합이 아닌 갈등을 부채질했다는 시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 의원은 "박희태 대표로선 현 정국에서 회심의 카드겠지만 이것이 갈등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희태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번에 김무성 카드는 절대로 상의 안한 게 아니라 100% 가능한 안을 만들려다 보니 타이밍이 그렇게 흘러간 것이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신뢰가 중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안하겠지만 그 신뢰가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가 귀국하는 오늘 이후 회동을 통해 의견차이를 좁히겠다는 뜻이다.
이재오 전 의원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재보선 패배이후 당 수습방안에 대해 이 전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만났다" 며 "당 대표로서 자존심이 있다, 제 의견을 가지고 상의를 하는 것이지 누가 하라 말라 심부름꾼 역할을 하겠느냐"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TRONG>◆조기 전당대회 불거지나 </STRONG>
계파갈등 화합책이 별무신통으로 물 건너가면서 쇄신없이는 갈등 종식도 없다는 명제에 당내 소장파들의 공감대가 집결되고 있다.
남경필 의원은 "지금이 최악이다, 가만히 있으면 결국 공멸하는 것이다, 어느 국민도 당을 정상이라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남의원은 "그간 인사권이 투명하지 못했다, 권력에 가깝거나 멀다고 공천 안 되거나 되거나 그랬다"며 "쇄신특위는 공천권에 대한 투명성과 객관성 어떻게 유지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박근혜 전 대표가 참가하는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하지만 김무성 카드를 고사한 박근혜 전 대표가 이른 시기에 전당대회에 참가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경재 의원도 "만약 전당대회가 개최돼도 박 전 대표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박희태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 "전권을 달라는 것은 애매모호한 개념이다, 쇄신위도 당헌 당규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선을 그어 향후 쇄신위와 최고위의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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