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올해 성공한 전략과 실패한 전략은

금융위기 이후 수천명의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서 발을 뺀 가운데 손실을 감내한 투자자들이 올들어 때아닌 과실을 얻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퇴출되는 펀드가 늘어나면서 업계 경쟁이 낮아진 데다 시장 급등락을 이용한 운용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모처럼 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헤지펀드 자금 유출은 20%에 달했다. 2조 달러에 가까웠던 자산 규모도 1조2000억 달러 내외로 급감했다. 헤지펀드 시장의 이른바 '엑소더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운용 전략이 수익 창출에 정확히 적중했다. 특히 채권-컨버터블 아비트라지 전략을 취한 헤지펀드가 올들어 12.5%에 달하는 수익률을 올렸다. 이 전략은 발행자가 같지만 전환이 가능한 채권과 그렇지 않은 채권의 가격 차이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를 찾는다. 이밖에 에너지와 기초소재에 투자한 헤지펀드와 구조화 증권 각 트랜치의 상대 가치를 이용한 전략이 각각 5% 내외의 수익률을 창출했다. 반면 퀀트 전략을 취한 헤지펀드는 같은 기간 4% 이상 손실을 기록했고, 러시아 및 동유럽 에너지에 투자한 펀드도 2% 가까이 손실을 냈다. 매크로와 방어주 중심의 운용 기법을 취한 펀드 역시 1% 이내의 손실을 기록했다. BNP파리바의 브로커인 샘 호킹은 "1분기 수익률이 대체로 긍정적"이라며 "특히 컨버터블 전략이 높은 수익률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그는 "대다수의 펀드가 여전히 높은 현금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헤지펀드 수가 줄어들고 시장에 남은 펀드가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지 않아 경쟁이 둔화된 것도 수익률 제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헤지펀드가 보유한 현금은 60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00억 달러는 MMF에 예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크게 축소됐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3분기 자금 흐름이 순유입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기관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투자 비중을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2013년까지 헤지펀드 자산 규모가 2조60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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