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월말과 닮았지만 다르다?

1200선-1300선 일시적 붕괴 닮아..4월만큼 강한 상승회복은 어려울 듯

(자료: 대신증권 HTS)

전체 에너지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몸통의 음봉캔들과 전체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긴 음봉 캔들. 지난 3월말과 4월 말 코스피 시장의 일봉차트에서는 비슷한 캔들이 나란히 연출됐다. 아이러니하게도 3월말에는 주가가 1200선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렸고, 전날과 29일, 즉 4월말 현 시점에서는 1300선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렸다. 3월말 1200선을 무너뜨린 것은 미 정부가 GM 및 크라이슬러에 대한 추가지원을 거절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것은 GM의 파산 가능성을 키우면서 시장을 크게 흔들었고, 이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일시적으로 1200선을 하회했다. 4월말 현 시점에서 주가를 1300선 아래로 떨어뜨린 것은 미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두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및 씨티그룹의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탓이다. 오는 5월4일 공식 결과 발표가 있지만, 이를 앞두고 시장 내 불확실성이 확산된 것이다. 결국 3월 말에는 미 자동차업계에 대한 불확실성, 4월말에는 미 금융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각각 1200선, 1300선을 무너뜨렸다고 볼 수 있다. 차트상 모습도 비슷하고, 주가 흐름 및 주가를 떨어뜨린 원인도 모두 닮았다. 그렇다면 3월말 일시 조정 후 다시 1370선까지 치솟았던 것 처럼, 4월말 현재의 주가도 다시 강한 상승탄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증시 전문가들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3월말 조정 후 4월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당시에는 강한 모멘텀 및 수급이 뒷받침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밸류에이션 자체가 다르다. 3월 말 주가는 1250선을 상회하다가 일시적으로 1200선을 무너뜨렸고, 4월말에는 1350선을 상회하다 1300선을 무너뜨렸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적정 코스피로 대략 1450선을 보고 있는데, 3월말 기준으로 본다면 200포인트 이상 오를 만큼 상승여력이 충분했지만, 4월말 기준에서는 많이 올라봤자 고작 100포인트 가량만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진 만큼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기대할 만한 부분이 없다. 4월에는 외국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4월 외국인의 매수세는 무려 3조3000억원에 달했다. 미국시장에 큰 영향을 받는 외국인들은 미국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 및 반등 랠리에 반응했고, 신흥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흐름에 동참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을 사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는 눈에 띄게 약화됐고, 기관 역시 순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현재 주가가 상승한만큼 밸류에이션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외국인이 매수세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4월만큼 강한 매수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적 기대감도 3월말과는 다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있다고 하지만, 이것이 2분기부터 수요개선으로 연결되기는 무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반기가 돼야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이나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다소 성급한 게 사실이다. 결국 3월 말 조정 이후 만큼 강한 상승세를 회복하기에는 현재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결론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될 때 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시간과의 싸움인 셈"이라며 "전혀 예상치 못한 호재가 등장한다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겠지만 현 시점에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의 출렁거림을 감내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시점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황 애널리스트는 "큰 그림에서 본다면 시장 분위기 자체가 좋아졌고, 대기 매수세가 여전히 강한 만큼 악재보다는 호재에 반응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하반기 경기회복 가능성도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치를 낮추더라도 시장을 떠날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탄력이 둔화되겠지만 점진적으로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 금융주의 자본확충 소식 역시 단기적인 악재지만,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 강화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단기악재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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