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 고급베이커리 대명사..'입점해달라' 요청 쇄도

3부 세계에서 뛰는 한국기업들
지난 2일 찾은 중국 베이징의 한 파리바게뜨 매장. 벽에 걸린 모니터 화면에선 우리나라 최고 인기배우인 김태희의 TV광고가 계속 방영되고 있고 매장 안에는 가수 휘성의 '인썸니아(Insomnia)'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있는 파리바게뜨 매장을 찾아왔는데 하며 일순 어리둥절했지만 매장에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의 중국어 대화 소리에 중국이 맞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파리바게뜨는 치밀한 상권 분석과 철저한 현지화, 그리고 다른 베이커리 브랜드와는 차별된 고급화 전략 등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상해 후이진점.

SPC그룹이 운영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신흥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최고의 베이커리로 손꼽히고 있다. 오픈하는 점포마다 대박을 터뜨리며 이제는 여기저기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에서 자기네 건물에 입점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거절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는 것. 중국에서 한류(韓流)의 덕을 봤던 것일까. 이같은 질문에 SPC그룹 북경법인의 문상준 부장은 단호히 "노"라고 답했다. 문 부장은 "현재 한류의 인기는 거의 사그라들고 있다"며 "실제 매장에서 방영중인 광고에 나오는 김태희의 중국 지명도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파리바게뜨가 자리잡을 당시 프랑스 브랜드인 것으로 아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며 "지금도 중국 고객 60%는 파리바게뜨가 프랑스 브랜드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한국 브랜드라는 것을 알린다는 차원에서 시작한 것이 광고도 한국광고 그대로 사용하고 매장에서의 음악도 한국 가요를 튼다는 것이다. 이 또한 중국 현지인들에게 한국 수준이 상당하다며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문 부장은 전했다. 지난 2006년 11월 오픈한 천진 1호점이 지난달 수 만개의 중국 베이커리 브랜드 입점업체 중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파리바게뜨가 중국시장에서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첫 진출 해외 시장은 중국.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 구베이(古北)점을 시작으로 중국시장 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파리바게뜨는 2006년 12월 베이징 최고의 상권으로 불리는 국제무역센터점 오픈했으며 2007년 2월 북경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왕푸징 동방광장에도 매장을 오픈하면서 현재 상하이 22개점, 베이징 9개점, 천진 3개점 등 총 3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 국제무역센터와 동방광장에서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선 1년을 대기 상태로 기다려야 하는게 보통인데 파리바게뜨의 경우는 오히려 먼저 입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정도이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지역에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빵과 함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베이커리 카페 형태의 매장 운영, 다양한 제품 구성으로 중국 내에서 고급 베이커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중국 베이커리협회가 선정하는 중국베이커리 최고급 유명 제과점에 2005, 2006년 연속 선정돼 전문가 단체 및 중국 소비자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해 5월 파리바게뜨 중국 상하이 법인과 베이징 법인은 중국 정부기관에서 수여하는 'AAA 브랜드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AAA 브랜드기업은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부문별 최고의 기업을 알리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하는 제도로 품질, 서비스, 신뢰 등 항목별 심사를 거친 뒤 상품 품질법과 소비자 권익법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중국 베이징 양광상동점.

아울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베이커리 공급상의 영예도 얻어 명실공히 단기간에 중국 최고의 베이커리 브랜드의 지위를 얻게 됐다. 파리바게뜨의 인기를 반증하는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개봉돼 대히트를 기록한 영화 '비성물요(非誠勿擾)'의 촬영장소로 파리바게뜨가 사용된 것. 이 영화는 우리에겐 '집결호'로 유명한 중국 3대 감독 중 한명인 펑샤오강 감독의 작품이다. 이처럼 파리바게뜨가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내다본 치밀한 상권 분석을 통해 한국인 밀집지역보다는 외국인 밀집지역, 시내 중심 상권 등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을 선정해 출점한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이외에도 점장을 비롯한 관리인원을 모두 현지인으로 채용하는 현지화 전략과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와 차별화된 상품 기획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실제 파리바게뜨는 단과자, 조리빵, 버터크림 케이크 등 보통 40~5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는 단조로운 중국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와 달리 200여 가지의 다양한 제품을 매장에 구비해 베이커리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한 마케팅 개념이 부재한 중국 현지 베이커리 브랜드와 달리, 파리바게뜨는 춘절과 같은 중국인들의 주요 명절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점차 서구화되어가는 중국인들의 생활 패턴에 맞춰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 어린이날 등 각종 기념일 이벤트를 실시하고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중국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중국에 이어 세계 최대의 베이커리 시장인 미국에 진출함으로써 세계화 전략에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 상하이를 기점으로 칭다오, 베이징 그리고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와 인도 및 미주를 연결하는 '글로벌 벨트'를 구축해 오는 2020년 세계 제1의 베이커리 전문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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