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임금 150달러 두배 상승, 경쟁력 없어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 유감표명.. 요구 들어주면 중국 베트남보다 나은게 없어

북한이 21일 개성공단에 대한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밝힌데 대해 개성공단입주기업들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현대아산 혹은 PSI 참여 문제제기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개성'이 이슈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입주기업들은 "북측의 요구대로 임금을 올려주면 중국 베트남과 큰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며 "토지사용료와 통행 통신 통관 등 3통의 문제를 감안하면 개성공단의 경쟁력을 재고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 고 판단하고 있다. 유창근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부회장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측의 입장에 대해 유감스러운 조치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토자사용권은 합법적으로 약속했던 권리이고 임금문제는 초기부터 북측이 지속 요구해온 사안이고 개성공업지구법에서도 다루고 있는 상황인데 (북측의 이번 언급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토지사용료와 관련해서는 "개발업자와 당초에 50년간 계약을 했는데 무상임대기간이 4년이 앞당겨지니 공식적으로 협의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들이 예상한 것이 아니어서 정부 당국자간의 협의가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들의 1인당 월 평균임금은 60달러, 사회보장비를 포함하면 73달러 수준. 북측요구대로라면 두 배가 넘게 올라야 한다. 유 부회장은 "개성공단이 현 상태가 유지돼도 반쪽짜리인데, 설상가상 이런 것을 요구하면 월 150달러고 오르게 된다. 그렇다면 200달러 안팎인데다 인프라 통행이 자유로운 중국 베트남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을 유지하는것은 투자자들이며 이들은 경쟁력을 보고 간다. 전 세계가 경제위기로 어려워지면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많다"면서 "(이번 사태는)시대적으로 역행하는 것이며 이 같은 악조건에서 투자자들이 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부품업체 A사 관계자도 "남한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저임금이었는데 핵심 메리트가 사라지면 누가 이 맘고생을 하면서 남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면 의류업체 B사 관계자는 "메리트가 줄어들긴 하겠으나 아예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 임금인상이나 물류비부담보다는 기술이전 속도측면에서 훨씬 이득을 보고 있다. 하지만 감내할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고 말했다. 4월 현재 개성에 입주한 남측 기업은 104개업체로 30여개사가 공장을 짓고 있다. 당초 1단계로 250개 업체가 입주할 예정이었으나 절반에 못 미친다. 최근에는 아비코전자, 미성포리테크 등이 개성공단 아파트형공장 입주계약을 잇달아 해지했다. 한편, 개성공단입주기업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소문 협의회 사무국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응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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