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의 경기 바닥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최근 경기바닥론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서 "세계경제가 호전되고 수출이 회복되야 국내 경기가 좋아지는데 미국의 경기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연구위원은 또한 "U자형 경기침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주체들이 섣부른 경기회복론에 동승하지 말고 현재 수준 정도의 침체가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최근 금융과 실물 지표의 개선으로 일각에서는 경기바닥론이 대두됐다.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1300원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금융시장 변수들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2월중 제조업 생산이 전월보다 개선됐고 서비스 생산도 3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신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추가적 경기급락 가능성은 낮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긴 힘들다고 평가했다.
신 연구위원은 금융지표의 개선에 대해 "실물 경제의 실질적 반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구조적 상승흐름을 탄 것으로 보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물 경제 역시 국내 설비투자가 수개월째 -20% 이상의 감소율을 보이고 일자리는 작년에 비해 14만개 이상 감소했다는 것을 반영하면 회복세로 전환은 당분간 힘들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또한 무역수지의 흑자 역시 20%넘는 수출 감소와 이보다 큰 -36%의 수입감소 때문에 일어난 '불황형 흑자'인 만큼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경기부양 차원의 28조9000억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안도 정책시차를 고려하면 올해 나타날 경기부양 효과는 3조~4조원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재 수준의 경기침체가 길어지면 금년 하반기를 국내 경제의 고비로 예측했다. 건설사·조선사·해운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부실이 다른 업권으로 퍼지고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대한 시장신뢰가 시험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연구위원은 아울러 경기침체 압력이 일자리 감소로 나타나 서민들의 고통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덧붙였다.
신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정책당국이 일부 살아난 경제심리가 냉각되지 않도록 추경 등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조기에 가시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상시 구조조정시스템을 가동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준형 기자 raintr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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