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채널 배정 막바지 작업 중...IPTV 진출 일부 PP는 채널 배정 받지 못해
"좋은 채널 달라"(PP) vs "자리가 없다"(SO)
케이블TV의 채널 배정을 놓고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간 신경전이 뜨겁다. 해마다 반복되는 갈등이지만, 올해는 특히 IPTV(인터넷TV)가 변수로 떠오르면서 채널 전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브로드, 씨엔앰, CJ헬로비전 등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들은 4월 중 채널 배정을 마무리하고 방통위에 신고할 예정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4월 중순까지 채널 배정을 마치고 방통위에 신고해 승인을 받을 계획"이라며 "하지만 올해도 채널 배정 문제를 둘러싸고 PP들과의 협상을 벌이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씨앤앰 관계자도 "방통위가 4월 내 채널 배정을 끝내라고 해서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신료 배분 문제 등이 겹치면서 채널 배정이 지난 해보다 조금 늦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방통위는 최근 SO들에게 전체 방송 요금 수입(수신료)의 25% 이상을 PP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불토록 지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SO는 수신료를 재분배하느라 채널 배정까지 늦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널 배정과 관련해 올해 특히 주목할 것은 IPTV로 진출한 PP들이다. 일각에서는 SO들이 '케이블TV 차별화'를 이유로 IPTV에 진출한 PP에 대해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증권ㆍ경제방송 '토마토TV'를 운영하는 이토마토는 충청지역 7개 시ㆍ군에서 방송을 송출하는 '한국케이블TV 충청방송' 및 경기도 분당 지역의 아름방송으로부터 계약 파기를 당해 'IPTV 진출에 대한 보복'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고 있다.
OCN, 투니버스 등 인기 채널을 다수 보유한 온미디어도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일부 MSO와의 협상에서 특정 채널이 번호 배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PP협회 관계자는 "MSP(SO와 PP를 동시에 보유한 업체) 채널은 전체 채널에서 35%로 제한돼 있어서 MSP인 온미디어의 모든 채널이 들어가기는 어렵다"면서 "IPTV에 진출한 PP 대신 케이블TV에 전력하는 PP에 좋은 채널을 부여하는 것은 IPTV와 경쟁하는 SO로서는 당연한 생존 전략"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채널 배정에서 우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SO들도 고민이 깊어가는 분위기다. SO들은 채널 배정과 이용요금을 약관에 담아 방통위에 신고해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방통위가 SO들의 차별 전략을 문제삼을 개연성이 높아 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티브로드가 '술자리 접대'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어 IPTV에 대한 SO들의 차별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수도권 MSO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를 대상으로 아날로그 채널은 70여개로 한정돼 있어 일부 채널이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지금보다 훨씬 많은 채널을 수용할 수 있는 디지털TV로의 전환을 서두르겠다는 점도 강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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