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Fassion)은 또 하나의 패션(Passion)'

열정의 디자이너 고태용 '기억 3부작' 서울패션위크서 공개

▲고태용 디자이너

26일 서울패션위크에서 만난 고태용 디자이너는 "패션을 두려워 말라"고 말했다. 방금 패션쇼를 마친 모습에서 피곤이라고는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활기가득차 있었다. 이번 쇼를 통해 고태용 디자이너는 일년간 진행해온 기억 3부작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기억 3부작은 첫 패션쇼를 시작으로 자신의 기억으로 부터 의상 컨셉을 차용한 것이다. 지난해 첫번째 순서로 어린시절 아버지를 떠올리며 영국풍 남성복을 만들었고, 두번째로 자신 학창시절에 썼던 일기장에서부터 영감을 받아 스쿨룩을 선보였다. 올 서울패션위크에서는 고태용 디자이너는 밀리터리룩을 선보였다. 자신의 군대 기억으로 부터 출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남성적이라고 여기는 해병대를 나왔는데 군입대를 주로 하는 나이대가 20대 초반"이라며 "아직은 남성적이기보단 소년적인 느낌이 많은 시기다"고 말했다. 겉으로 군복을 입고 남성적인 성향을 풍기지만, 내면에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친구를 생각하는 소년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는 것. 그래서 탄띠, 군 자켓 등 밀리터리 룩을 바탕으로 니트와 양모 소재를 사용해 부드러운 소년성을 표현했다. 또 카키색과 갈색 등 어둡고 경직된 밀리터리 색감에 오렌지색으로 포인트를 주고 감각적인 색감 대비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뉴욕 패션업계에서 진출에 대한 요청을 받은 상태. 이전에 선보였던 패션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 평가 받은 것이다. 하지만 섣부른 진출을 그는 사양했다. 고 디자이너는 "한국에서 아직 더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다"며 "내 실력을 우선 키워서 해외에 진출을 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들은 패션쇼를 마치면 뭘하며 지낼까.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남은 패션쇼에서 디자이너 선배들의 쇼를 볼 것"이라며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보고 현장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남성복을 만드는 디자이너로서 한국 남성 패션에 대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보수성이 패션에서도 나타난다는 것. 그는 "체크 패턴을 예로 들면 가까운 일본 남성들은 자연스럽게 체크를 사용하는데 한국 남성들은 체크를 사용하려고 시도하지 않는다"며 "패션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패션 산업도 따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넌지시 기억 3부작 다음은 어떤 컨셉인지 물었다. '일상'이라고 답했다. 이제 막 쇼를 끝냈지만 다음 쇼에 대한 준비는 이미 시작된 것. 그는 "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하고 싶다"며 "아직 젊기 때문에 내게 있어서 도전은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26일 서울패션위크에서 고태용 디자이너가 선보인 새로운 밀리터리룩.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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