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가 느끼는 시장 강도
직장인 A씨의 최근 1년 펀드 수익률은 -30%. 40대 주부 B씨의 5년간 누적 수익률은 50%.
이처럼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떨어진 주가지수의 영향으로 몇년간 펀드에 투자했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결국 지난해 최고점에서 펀드투자에 나선 투자자의 경우 여전히 5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5년 전 펀드 투자자에 나선 투자자라면 거꾸로 50%에 가까운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투자기간에 따라 수없이 많은 투자자별로 관점이 틀리다 보니, 과연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펀드투자자 입장에서 느끼는 시장의 강도는 어느 수준이고 수익률은 또 얼마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게 된다.
18일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일반적인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장의 강도와 체감 수익률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설정액 대비 펀드의 순자산총액 비율, 이른바 펀드의 '순자산비율'은 나름대로 상당히 의미있는 참고지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2004년에 설정된 펀드들의 누적 수익률 평균은 지난 주말 기준으로 57.29%를 기록하면서 6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익률이 과연 이 시기에 설정된 펀드들에 투자한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수익률이 될 수 있을까.
서동필 펀드애널리스트는 "누적 수익률은 단지 펀드 설정 이후 누적된 수치일뿐이고 펀드에 실제로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입장에서의 수익률과는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제로 순자산비율을 활용해 계산한 이른바 체감 수익률은 -40.6%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제수익률과 체감수익률과의 이 같은 차이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일까.
서 펀드애널리스트는 "그것은 펀드의 자금 유출입이 시기 별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2004년에 설정된 펀드들의 체감 수익률이 실제 수익률보다 낮은 것은 바로 대부분의 투자자금이 현재 주가 수준보다 높은 시점, 즉 1100포인트 이상에서 유입된 금액일뿐더러 심지어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수준이던 2007년 하반기 2000포인트 부근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많은 자금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유입되다 보니, 지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느끼게 되는 체감수익률 역시 빠르게 하락하게 되는 것.
따라서, 순자산비율을 활용한 체감수익률은 시기별로 유입된 금액으로 가중한 일종의 자본가중수익률인 셈이다.
서 펀드애널리스트는 "결론적으로 비록 누적 수익률이 좋더라도 펀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자금이 어느시점에서 유입됐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체감수익률은 크게 달라지게 되는 것"이라며 "만약, 2004년 펀드 설정과 함께 펀드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자금 역시 동시에 유입됐다면 누적수익률과 체감수익률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펀드의 순자산비율은 펀드 투자자 입장에서 바라본 시장의 체감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며 "지수가 똑 같이 1100포인트라도 각각의 시점에서 살펴본 순자산비율이 다르다면, 이는 각 국면 별로 펀드 투자자가 느끼는 지수의 의미와 여기서 느끼는 시장의 강도가 틀림을 의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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