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3대 경제축 뜯어보니..무역 '추락' 내수·투자 '선전'

'수출은 천둥번개. 투자 및 내수는 맑음.' 중국 경제 실상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국내총생산(GDP)를 이끄는 성장의 3대축의 기상도가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중국 정부는 지난해말부터 올해는 경기부양을 통해 투자와 내수를 끌어올려 수출 부진을 만회해 경제성장 8% 달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시나리오를 세웠다. 하지만 전형적인 수출주도형 경제 구조를 갖추고 있는 중국으로선 속도와 균형이 문제다. 외부 수요에 좌우되는 수출은 장기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반해 정부 주도의 투자와 내수는 언제까지 선전할런지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게다가 수출은 예상보다 빠르게 급강하하고 있고 수출의 선행지표인 수입은 더 큰 감소율을 기록하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당장 내달부터 무역적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추가 경기부양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될 정도다. 중국 정부는 양회(兩會) 전후에 추가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당분간 4조위안(약 880조원) 외의 추가 내용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2월 수출이 649억달러로 1년전에 비해 25.7% 줄었으며 수입은 600억5000만달러로 2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월 수출 감소폭은 사상 최대다. 지난 1월에도 수출입은 30% 가까이 급감했다. 중국의 대외무역은 지난해 11월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지만 중국 당국으로선 속수무책이다. 수출환급세 상향조정ㆍ수출자금지원 등 각종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중국의 최대 수입국인 유럽과 미국 등이 불황을 겪으면서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외부의 우려 속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던 정부당국조차 부정적인 전망을 실토할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대외무역 환경이 몇달간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고 자인할 정도다. 중국 교통은행의 류넝화(劉能華) 연구원은 "이르면 다음달 무역적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달 중국의 무역흑자는 48억4000만달러로 전월 391억달러의 8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투자는 늘고 있는 추세다.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결과다. 11일 국가통계국은 1ㆍ2월 도시 고정자산투자가 1조276억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5% 급증했다고 밝혔다. 소비도 크게 위축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쟈덴샤샹(家電下鄕) 정책을 확대실시하는 한편 자동차 판매 촉진책도 쓰고 있다. 지난달 자동차판매대수도 25% 늘었다. 선방했던 지난달보다도 12% 늘었다. 두달간 판매대수는 156만대로 미국 시장을 능가하는 규모다. 그동안 소형차량 구입세를 감면해주고 신에너지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급해왔으며 앞으로 농민들의 자동차 구입시 차가격의 10%(3000~4000위안) 가량을 보조해주는 이른바 치쳐샤샹(汽車下鄕) 정책이 실시될 전망이다. 하지만 1ㆍ2월 소매판매가 전년동기대비 15.2% 늘어난 것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다. 지난해 동기의 20.2% 증가에 비해서도 부진하고 당초 시장 예상치인 16.5~17%도 밑돌았다. 1ㆍ2월 산업생산이 3.8%에 불과한 것도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6% 증가를 예상했었다. 다만 2월치가 11% 늘어난 점은 위안거리다.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기대케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2월의 영업일수가 전년에 비해 5일이나 많다는 점은 희소식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경기 호전을 위한 자금은 계속 풀리고 있다. 12일 인민은행은 2월 통화량(M2) 증가율이 20.5%, 신규대출은 1조700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통화공급을 위한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을 짐작케한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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