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원유도입가에 연동...무폴주유소 가격하락 '일등공신'
국제 휘발유가격에 연동해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값을 결정한다는 정유사들의 주장이 거짓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정유사별 원유도입가격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원유도입단가를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해 9월 폐지된 폴사인제 영향으로 생겨난 무폴주유소(독립주유소)가 주변 주유소들의 휘발유값 하락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값 원유도입가격에 연동
오선아 서울대 경제연구소 박사는 11일 '정유산업의 경쟁상황과 가격결정패턴' 연구용역 결과발표에서 "국제 휘발유값(싱가포르현물시장 기준), 국제원유가격(두바이유 기준), 원유도입가격(FOB)을 기준으로 오차수정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국제휘발유가격과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간에는 비대칭성이 발견됐다"며 "국제원유가격 역시 비대칭적이었으나 원유도입가격은 대칭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Rockets and Feathers(로켓과 깃털)'로 표현되는 비대칭성이란 원가상승을 이유로 국내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지만 원유가가 하락할 경우 휘발유 가격을 잘 내리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오 박사는 "흔히 알려진대로 국제휘발유가격과 국내 휘발유가격은 대칭적이지 않았다"며 "원유도입가에 대칭되는 만큼 정유사들이 원가를 낮추는 방향을 찾는게 국내 휘발유 가격을 낮추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폴주유소 가격하락 '일등공신'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공시지가와 주변 경쟁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km이내에 무폴주유소가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지역에 비해 40원가량 휘발유 값이 쌌다.
이번 용역결과에 따르면 무폴주유소 반경 1km이내에 있는 주유소의 평균 판매가격은(지난해 10월 17일 기준) 리터당 1423.4원에 그쳤지만 무폴주유소가 없는 곳의 경우 1465.5원으로 42.1원가량 높았다.
공시지가, 세차시설, 경쟁주유소 수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무폴주유소가 있는 지역의 휘발유 값이 리터당 22원가량 낮았다.
남재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폴주유소가 휘발유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에서도 무폴주유소 감소가 주유소 판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 반경 1km이내에 경쟁주유소가 1개 더 많을수록 2.5원 하락했고, 최인접 주유소 거리가 100m이상 떨어질 경우 2.3원이 높아졌다. 또 강남구 등 주유소소재지 개별 공시지가가 높을수록 휘발유 가격은 높아졌다.
다만 예상외로 직영주유소가 자영주유소에 비해 판매가격이 높았지만 대체로 직영주유소가 공시지가가 비싼 곳에 위치해 이를 고려할 경우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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