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원·달러전망]'구해줘'..열에 아홉은 롱

'열에 아홉 롱잡은 시장'..뉴욕증시 급락에 NDF상승, 1550원선 새로운 저항선

외환시장의 롱심리가 주말동안에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벌이며 1530원대까지 진입하는 저력을 나타냈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상승 쪽으로 무게를 두고 한주의 시작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속도 조절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 외국계은행 임원은 원·달러 환율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만큼 추격 매수는 시장만 과열시킬 뿐 오히려 급격히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열에 아홉은 롱을 잡고 있는 시장에서는 과열된 부분이 한꺼번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손절성 숏커버하면서 가격을 불문하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 크게 분출하고 나서는 한번에 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고점에서 조금씩 스탑로스를 시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초 1500원대로 진입한 후 좀처럼 낙폭을 키우지 못하면서 장중 전고점인 지난해 11월의 1525원을 향해 치달았으며 급기야 전고점이 뚫리자 급격히 1530원대까지 치고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998년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외환시장은 다시 모락모락 연기만 내던 롱심리가 주말을 앞두고 불붙은 광경을 연출했다. 당국의 개입이 지난해와 달리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 조정)으로 일관된 환율 정책을 견지하면서 고점에 대한 레벨 경계감이 완화된 모습이다. 1500원선 돌파 이후 단단하게 지지되는 것은 물론 전고점인 1525원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뚫린 점도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분위기다. 주말동안 뉴욕증시와 NDF환율의 상황은 지표 악화와 씨티그룹 국유화 소식 등으로 더욱 나빠져 환율 안정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한달동안 기를 못펴던 뉴욕증시는 주말동안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하면서 27년 만에 최악으로 떨어지자 급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의 보통주를 최대 36%까지 매입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국유화를 시사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주말동안 역외 원·달러 환율도 상승했다. 28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536.0원~1541.0원에 최종호가되면서 1538.5원까지 올랐다. 1개월 스와프포인트 -0.5원을 감안할 때 전일 현물환 종가 1534.0원 대비 5원이 오른 셈이다. NDF환율은 장중 1547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 엔진을 끄지 않았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다음 레벨로 1550원선을 저항선으로 바라보게 됐지만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만큼 쉽게 빠질 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일단 레인지를 1400원대 후반에서 1500원대 후반까지 넓게 잡으면서 환율의 방향성에 대한 양쪽의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이나 하락하더라도 1480원대 위에서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올랐지만 1500원대에 이미 올라왔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을 보더라도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1480원에서 1580원까지 100원 정도로 레인지를 넓게 잡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해외 시장에서 글로벌 그룹의 파산 등 최악의 뉴스만 나오지 않는다면 그동안 악재를 70~80% 정도 반영한 만큼 위태롭지만 고점을 확인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당국 입장에서도 쏠림현상에 대해서는 개입이나 완충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여 1580원대, 1600원대까지 가는 것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1480원에서 1580원정도로 넓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국이 이 정도 높은 레벨에서는 어느 정도 강도로 액션을 취할지 여부가 시장 참가자들의 불붙은 롱심리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전고점이 뚫리고 나니 스무딩오퍼레이션이 나와도 큰 변수가 되지 못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위쪽이 열렸으니 개입 강도를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며 "월말 결제나 마바이 수요도 지난주에 대체로 처리됐으니 달러 수요가 완화될 경우 1550원선에서는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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