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위한 대규모 SOC공사 앞두고 "찬물 끼얹을라" 우려
시멘트업계 - 가격인상 불응땐 공급중단 불사
레미콘업계 - 가뜩이나 힘든상황..절대 안돼
화물연대 - 운송료 인하 철회해달라.. 시위
지난해 6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공급이 끊긴 아파트 건설현장에 중장비가 일손을 놓고 있다.
경제회복을 위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공사가 본격화되는 3월을 앞두고 지난해 6월에 이은 2차 시멘트 대란이 우려된다.
시멘트 공급단가 인상 관철을 놓고 시멘트업계가 '공급 중단'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내놓은 가운데 화물연대는 '운송료 현실화'를 주장하면서 집단행동을 예고해 3월 시멘트 대란설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시멘트생산 1위 쌍용양회는 27일을 시한으로 시멘트 공급가격 인상분을 결제하지 않을 경우 공급중단도 불사하겠다는 내용을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에 잇달아 전달했다. 여기에는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등 시멘트 제조사 '빅 3'가 모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 9월 성신양회를 필두로 쌍용양회,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등 메이저업체들이 시멘트 가격을 t당 평균 5만9000원선에서 22%(1만3000원) 가량 상승한 t당 7만2000∼7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환율 급등과 유연탄값 상승, 각종 부대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멘트 가격은 현실화되지 못해 지난해 각사마다 수 백억원씩 적자를 기록했다"며 가격인상이 불가피함을 주장했다.
그러나 레미콘업계는 최근까지도 건설경기 침체를 이유로 새로운 단가가 적용된 대금청구서를 시멘트업체들에 돌려보내며 가격인상에 응하지 않고 있다.
레미콘단체는 시멘트업체와 단체 등을 방문해 가격인상 자제를 당부했다. 레미콘업계 측은 "시멘트 가격이 20% 오를 경우 레미콘 값은 5% 인상효과가 발생한다"면서 "건설업계가 레미콘 가격인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다"며 반발했다.
건설업계도 가격인상 통보를 받았으나 지급을 보류해 놓은 상태. 레미콘 측의 대응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업계로서는 3월 건설 성수기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데 시멘트 공급중단이 찬물을 끼얹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시멘트대란 우려의 또다른 복병은 화물연대. 일부 화물연대 회원들은시멘트업체와 운송업체가 경유값 인하에 맞추어 1월 운송비를 10% 안팎 인하하자 이에 반발해 최근 충남 단양 시멘트공장들 앞에서 시위를 가졌다. 단양은 지난해 6월 화물연대가 파업을 벌였다가 12일만에 타결된 지역이다.
화물연대 측은 "유가가 상승하면서 기름값의 추가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운송료 인하는 불가하다"며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2월 한 달 동안 단양 일대 주요 시멘트공장 앞에 집회신고를 해 놓은 상태다. 특히 28일 노동계의 전국노동자대회에 화물연대가 소속된 공공운수건설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려 '춘투(春鬪)발 운송대란'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의 환율 폭등과 유가 상승이 재연되는 상황에서 시멘트대란, 운송대란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경우 경제회복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며 "경제위기 극복 동참을 위해서라도 이해당사자들이 빠른 시일안에 상호 양보를 통한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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