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삼세판..지수 잊고 종목 사라

환율이 변수..외화유동성 지각반응 나올 수도

2월 마지막 거래일이다. 전날 우리 증시는 온종일 외환시장 눈치를 보는 등 주도적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환율의 오르내림에 따라 외국인이 선물을 샀다 팔았다하며 지수를 들었다놨다했다. 정부가 부랴부랴 내놓은 외화유동성안정을 위한 비상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이어갔다. 환율은 11년래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그 여파에 코스피 지수는 연중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다행스러운 것이 장막판 외환시장에 정부 개입 추정 물량이 들어오면서 환율이 오름폭을 다소 줄이고, 이에 따라 지수 낙폭도 덩달아 감소했다는 점. 지수 상승을 위한 몸부림이 계속됐지만 이를 끌고 갈 동력이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것이 아쉬움이다. 하지만 연이틀 계속된 전강후약 장세를 보인 만큼 삼세판을 조심스레 기대해 볼 만하다. 27일 증시 역시 외환시장의 눈치보기 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새벽에 거래를 마친 뉴욕 주요지수가 1∼2%대 추가 조정받으면서 재차 다우와 S&P지수가 1997년 수준으로 복귀한 데 따른 부담감에 호쾌한 출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국 등 유럽 주요증시가 미국과 달리 1∼2% 증가한 점은 이같은 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줄만한 재료다. 우리나라 환율이 1500원선까지 치고올라가게 만든 것이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에서 비롯된 만큼, 유럽 증시가 안정세를 보인 것은 상대적으로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자료:로이터

기술적으로도 원ㆍ달러 환율은 현재 변곡점에 놓여있다. 지난 10일 이래 5일선 위에서 지속적으로 급등했던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 위꼬리가 있는 망치형의 양봉을 그리며 5일선 한가운데로 내려섰고, 5일선 역시 우상향의 추세를 일단락하고, 이제 우하향으로 방향을 바꾸려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날 투자자들을 오히려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정부의 외화유동성안정책이 뒤늦게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다는 기대다. 사실 전날 정부가 긴급 간담회 형식으로 발표했던 외화유동성안정책이 차라리 장 마감 이후 발표됐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환율에 느긋한 태도를 보였던 정부 당국의 종전의 태도와 전날 긴급 브리핑은 어울리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긴급브리핑에 대해 오히려 외화사정이 그만큼 좋지 못한 것이라고 거꾸로 해석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상품시장의 회복세에 대한 뒤늦은 긍정적 반응도 기대해봄직하다. 상품시장은 통상 증시에 앞서 경기회복을 알려왔다. 유가 등 상품시장 강세전환이 비록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시장에서는 원가 상승 요인으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지금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점은 글로벌 경기침체이다. 수급 여건 역시 그다지 부정적이지 않다.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이 국내 선물시장에서 전날 9거래일만에 기웃거린데다 연기금이 지수 1000선에 근접할 때마다 적극적으로 매수주체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증시가 선물에 의해 현물이 좌지우지되는 왝더독 장세임을 감안할 때, 파생시장의 긍정적 시그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옵션시장 지표 중에 PCR이 하락 전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풋/콜 거래대금을 뜻하는 것으로, 이 지표의 하락 반전은 콜 옵션에 대한 매수금액이 풋 옵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높아 지수 반등 가능성을 뜻한다. 단기적으로 볼 수 있는 지수 반등 신호이다.(★ 맨윗그림) 하지만 글로벌 증시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지수 변동성은 재차 극심하다. 배트를 짧게 잡고, 지수 대신 똘똘한 종목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다음주에 시작할 3월장을 맞는 자세가 필요하다.

*2월26일 미유럽주요증시현황(자료:대신증권)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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