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서머타임제 도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노동계는 오히려 노동시간만이 연장될 뿐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강충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서머타임 도입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라며 "정부는 녹색성장을 들먹이면서 서머타임 도입을 얘기하고 있지만 노동시간이 늘어나면 오히려 에너지 소비는 늘어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실효성도 없거니와 노동자들의 인체리듬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예상치 못했던 각종 혼란과 부작용들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경제불황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 오히려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쌩뚱맞다는 지적이다. 서머타임제 도입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일자리나누기' 대책과 맞물려 주간2교대식 방안 등이 함께 논의되야 설득력이 있다는 말이다.
그는 "유럽의 경우 위도가 높다보니 실제로 여름철 낮의 길이가 우리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길어 서머타임 적용이 용이했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며 "국민 여론조사를 해봐도 찬성의견을 별로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우문숙 민주노총 부대변인도 "정부는 서머타임의 추진 이유가 에너지 절약이라고 말하지만 실제 결과로 나와있는 자료가 없다"며 "노동법이나 법정노동시간 등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시간만 연장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부대변인은 "이에 대한 구체적은 대응방안은 내부논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정부에 서머타임 도입에 대한 반대입장을 계속 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녹색성장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기후변화 위기대응 ▲ 녹색성장시대 대비 ▲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서머타임 도입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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