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강승훈 기자] 탤런트 김명국이 오는 18일부터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의사로 출연한다. 김명국이 맡은 극중 배역 방태만은 주인공 소지섭과 신현준이 의사로 근무하는 보성병원의 진료부장 역할이다.
김명국의 의사 배역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그가 아들의 간병 때문에 오랫동안 병원에서 살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환자 보호자에서 의사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김명국은 지난 2005년 아들 영길군(당시 8세)을 소아암으로 잃었다. ‘영원히 길게’ 살라고 이름까지 ‘영길’로 바꿔주었건만 아들은 5년 동안의 투병 끝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당시 많은 네티즌은 영길이의 죽음을 애도하며 같은 시기에 요절한 탤런트 이은주와 함께 천상에서 남매처럼 지내라고 당부했었다.
김명국은 아들의 투병을 위해 생명나눔운동과 골수기증 캠페인에 동참했고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찜통같은 고비사막을 마라톤으로 달리기도 했다. 죽어서 가슴에 묻는다는 자식 이야기가 거론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할 법도 한데 김명국은 오히려 “영길이의 희생이 소아암 예방에 도움이 됐다면 그것으로 위안을 느낀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김명국은 ‘카인과 아벨’ 출연을 앞두고 “영길이 때문에 하도 많이 병원을 들락거려 병실 분위기에 익숙하다”며 “현실에선 아들을 잃었지만 극중에서는 의사로서 많은 생명을 살려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김명국의 의사 배역은 지난 1996년 영화 ‘은행나무 침대’에서 여주인공 심혜진의 선배 의사로 출연한 이후 13년만이다.
연극배우 출신답게 여러 작품에서 디양한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는 김명국은 촬영장에서도 대본을 놓지 않는 노력파로 유명한데 뜻밖에도 지난 198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또 부리부리한 눈매에 카리스마가 넘치는 용모 덕분에 사극에서 ‘장군 전문 배우’로 불리는데 그동안 상달장군(태조왕건) 채원장군(무인시대) 송희립장군(불멸의 이순신) 정세운장군(신돈) 우중문장군(연개소문) 등을 거쳐 현재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거란의 장수 야율적렬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다.
한편 ‘카인과 아벨’은 KBS ‘미워도 다시 한번’ 및 MBC ‘돌아온 일지매’와 함께 수목드라마 경쟁을 펼치게 된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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