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 덕분..디커플링 가능성은 적어
2월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내친 김에 1170선도 회복했다.
뉴욕증시가 배드뱅크 불확실성 및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인해 약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국내증시는 낙폭을 줄이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9일에도 뉴욕증시는 2.7%의 급락세를 보인 반면 우리 증시는 0.3% 하락에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해냈고, 27일에는 뉴욕증시가 0.7% 상승에 그친 반면 우리 증시는 5.9% 급등하는 등 뉴욕증시의 상승폭은 키우고, 낙폭은 줄이며 선방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급개선'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세에 나서며 기관의 매물을 소화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1조7400억원이 넘는 규모를 순매수했다. 10월과 11월 단 두달간 6조25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외국인의 시각이 상당 부분 바뀐 셈이다.
이것이 기관의 매물을 소화해냈고 국내증시가 선방해낸 원동력이라는 설명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투자비중을 상당히 줄였다"며 "최근에는 이에 대한 비중조절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많이 판 것에 대한 단순한 비중조절일 뿐 국내증시의 펀더멘털에 근거해 매수세로 방향을 튼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낙담하기에도 이르다.
임동민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본격적으로 매수세로 방향을 틀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기로 접어든다면 외국인 역시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띌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글로벌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국내증시 역시 회복세로 방향을 맞출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각에서 흘러나오던 '디커플링 심화론'에 대한 반박이기도 한 셈이다.
그는 "미국 및 유럽증시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금융불안으로 인해 유동성이 갈피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등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등 경기침체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우리는 '경기둔화' 정도로 그들에 비해서는 여러가지 여건이 나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타 국가 대비 상황이 좋은 만큼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었고,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회복된다면 오히려 더 적극적인 매수세를 유발해 추세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애널리스트 역시 디커플링이 진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연결고리로 묶여있는 가운데 우리 증시만 후퇴한다거나 눈에 띄게 개선된다거나 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디커플링이 진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더멘털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가 다소 불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영원 푸르덴셜증권 투자분석실장은 "펀더멘털 요인이 예상보다 더 나쁘다"며 "PER 기준 10배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부담도 큰데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97포인트(0.69%) 오른 1170.08을 기록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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