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에 '소액주주의 반란'이라는 광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소액주주들이 올 들어 집단화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주식 시장에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방만한 경영을 일삼는 코스닥 경영진을 압박하거나, 주주권리를 찾으려는 기세가 더해지면서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소액주주가 연대를 결성해 경영진의 지배주주 중심 경영에 반기를 들며 적대적 인수ㆍ합병(M&A)를 선언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 들어 엔지니어링에 이어 가, 그리고 지난해 ,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로봇 생산업체 그랜드포트는 지난 29일 개인 투자자 박명군 외 특별관계자 2인(박일순ㆍ김홍례)이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회사 주식 103만3917주(8.07%)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들은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그랜드포트 대표이사와 이사, 경영지배인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박일순 씨는 "현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이 그랜드포트 주가 급락이라는 막대한 주주 손실로 이어졌다"며 "소액주주를 배제한 경영진의 회사 운영 방식에 종지부를 찍고자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28일엔 LCD 장비 제조업체 에이디피의 소액주주가 경영권 확보를 공식 선언했다. 에이디피의 경우 국내 대기업 LG전자가 2대 주주로 있어 대기업과 소액주주 간 대결 양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이디피는 지난 9월30일 기준 허광호 사장(14.88%) 외 특수관계인 3인이 474만주(24.69%)를 보유하고 있으며 LG전자(7.03%)가 2대 주주다.
에이디피 주주이자 보람기업자문 대표인 나종호 씨는 "지배주주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소액주주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과 배려 없이 독점적 경영권 지배에만 안주하고 있다"며 "현 경영진을 기필코 교체해 소액주주들 스스로의 권익을 보호하고 신장시켜 본연의 권리를 당당하게 되찾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추얼텍은 지난해 홍재성 JS코퍼레이션 회장을 선두로 한 소액주주 연대가 경영진과 한판 대결을 벌였다. 홍 회장은 결국 버추얼텍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주총 표 대결 끝에 등기이사로 선임돼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대주주의 횡포를 견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판단되고 그동안 소액주주의 힘이 지나치게 미약했던 만큼 어느 정도까지는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모 코스닥 업체 관계자는 "점차 소액주주가 연대를 결성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 건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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