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판매 자격증따기 '발등의 불'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 금융상품 판매인력의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상품 판매 최전방인 증권사 지점은 당장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증권ㆍ부동산ㆍ파생상품 등 관련 분야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바뀌는 제도는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근절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꼭 필요하지만 당장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담당자 입장에서는 시험이 실적과 바로 연결돼 압박이 크기 때문이다.   B 증권사 여의도지점 관계자는 "자산설계전문인력(FP)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직원들이 절반 가량 돼 이들의 자격증 취득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자격증 취득을 권하는데 그쳤지만 이제는 꼭 해야한다는 강제성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원들이 본사에서 지원해주는 시험 관련 동영상 및 학원을 적극 활용하기도 하고 지점 내에서 롤 플레이 형식의 자체 교육을 하고 있지만 별도 시간을 할애해 자격증을 따는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당장 자격증을 따야 하는 상품 판매 담당자들은 바뀌는 자격시험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C증권사 상암동지점 관계자는 "위에서 지침이 내려오겠지만 일단 그때 까지는 다들 스스로 없는 자격증을 채워 넣으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며 "부동산ㆍ파생상품 자격증은 전 직원이 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증권사 인사부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한국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한국선물협회 등을 합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탄생해 자통법의 시작을 알리지만 바뀌는 제도에 대한 협회의 늑장 대응으로 증권사만 가슴을 졸이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자격 시험이 기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지만 증권사들은 바뀌는 제도에 대한 적응 시간이 부족하고 시험 일정이 촉박해 뚜렷한 대책 마련이 힘든 상황이라고 불평 한다.   A 증권사 지점장은 "협회는 응시료와 교재 등으로 돈을 벌겠지만 증권사 지점 직원들은 바쁜 업무 환경 속에서도 자격증을 따야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며 "새로 따야하는 자격증이 고객 서비스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뿐더러 기존에 땄던 자격증과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시간과 돈을 이중으로 낭비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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