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매각작업이 빠르면 오는 9월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하이닉스의 새주인이 누가 될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자천타천(自薦他薦)'으로 LG, GS, SK, 현대중공업, KT 등이 하이닉스의 인수 후보로 거론됐지만, 누구도 확실한 의지를 보이는 곳은 없는 게 사실이다.
특히 세계적인 '돈맥경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거대 매물' 하이닉스의 매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국내 기업 중 하이닉스 인수를 원하는 원매자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은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 점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애매한 말을 남겼다.
과연 하이닉스를 인수하려는 곳은 어디일까.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곳은 LG그룹이다. 하이닉스가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작회사인 데다, 구본무 회장은 여전히 반도체 사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다. 지난해 연매출 100조원 이상을 달성하는 등 자금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LG는 공식적으로 난색을 표하는 상황. 의 고위 관계자는 "반도체가 시황을 많이 타는 장치산업인 데다, 들어가는 투자 비용에 비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불투명한 산업"이라고 말했다.
역시 LG와 함께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기업이다.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를 순차적으로 인수, 옛 '현대家'의 막강한 진용을 재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공업과는 무관한 반도체사업에 뛰어드는 '리스크'를 감내하기가 힘든 데다, 1차 타깃인 현대건설 인수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하이닉스 인수를 피력한 적도 없다.
이밖에 비교적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GS그룹과 국내 양대 통신업체인 SK(), KT 등이 하이닉스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하이닉스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대부분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들이지만, 반도체산업과의 연관성은 적어 현실적으로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M&A 시장도 위축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올해 안에 매각될 수 있을 지 솔직히 의문시 된다"고 말했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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