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우의 경제레터] 재즈에서 경영을 찾는 하루

‘권대우의 경제레터’의 조연으로 그동안 썼던 글을 정리해봤습니다. 썼던 글에 대한 리뷰를 통해 앞으로 더욱 참신한 모습으로 독자여러분께 다가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보내드린 글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 권 회장님으로부터 경제레터 필진에 합류하라는 말을 듣고 첫 번째 쓴 글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리라’로 마무리 되는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란 시를 인용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이 궁극적으로 ‘아름다운 소풍’이 돼야 한다는 바람이고 이것이 경제레터가 담아낸 첫 번째 메시지였습니다. 경제레터를 써 내려가던 도중에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우리의 삶이 척박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소풍이 돼야 하겠기에 꿈과 희망을 잃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울 때 인생이 풍요로워진다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메시지는 참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리더십은 많지만 참 리더십은 찾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소설가 김훈씨가 말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저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흐리고 추웠다. 오수(부하)가 청어 365마리를 잡아왔다…”(난중일기) 이순신 장군은 전쟁 와중에서도 부하가 잡아온 청어 개수까지 정확히 기록하는 섬세한 리더십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했습니다. 고문을 받고 풀려나던 날 “오늘 옥문을 나왔다”는 단 한마디만 했다는 군요. 이 같은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릴 줄 아는 CEO, 부하 직원의 마음 속 고독을 건드리는 CEO가 되자고 권유했습니다.세 번째 메시지는 경영을 잊자는 것입니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21세기 경영자의 첫 번째 과제는 경영을 잊는 것이란 생각에 시, 음악, 미술, 영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을 논했습니다. 창조경영의 출발점은 예술입니다. 시, 음악, 미술, 영화 등은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데 여기서 바로 창의력이 나오는 것이지요. ‘포천’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의 리스트를 보면 모두 열정, 용기, 충성심, 희망을 장려하는 기업들로 이루어져있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영전문가 공병호씨는 “기업가는 사업을 통해서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사람들이다. 화가나 음악가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을 세상에 표현하는 것, 그런 표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삶에는 늘 감동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스타벅스, 사우스웨스트항공, 던킨도너츠 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건 경영을 잊었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영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21세기 경영은 재즈와 같은 것입니다. 재즈처럼 개방적이고, 즉흥적이고, 창의적이어야 먹혀들어갑니다. 동양철학자 도올 김용옥씨는 공자를 배워야 한다고 일갈했습니다. 김용옥씨는 최근 펴낸 <논어 한글역주>에서 성서 해석학, 텍스트 비평, 문자학 등의 방법을 동원해 공자의 삶과 논어의 구조를 파헤쳤습니다. 도올은 “공자는 ‘재즈 아티스트’다. 상황에 따른 즉흥성, 파격적인 감수성이 그의 개방적 사상의 특징”이라고 말했습니다. 제자들이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던져도 동일한 대답은 없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죠. 새해에도 독자여러분의 많은 질책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경제레터와 함께 풍요로운 인생 여행, 창의적인 경영여행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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