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물화되나' 업계 긴장 모드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 수순으로 향후 매물화될 여지가 생기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 구도 재편 가능성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쌍용차가 법정관리 신청을 했다는 그 자체로 바로 인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주주 상하이자동차의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진 가운데 주 채권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대응 방안이 쌍용차 향후 운명을 판가름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도 이번 조치의 배경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말 한국 철수를 염두한 정떼기 수순인지 아니면 단순히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에 반발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압박하기 위한 것인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쌍용차의 회생 절차를 받아들여 서울지방법원 주관하에 채무재조정 작업을 개시할 경우에는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상하이차 입장에서도 글로벌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 쌍용차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에 소극적인 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기술을 상당부분 이전 받은 이후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매각에 대해 소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생산능력, 기술 수준 등 경쟁력이 충분한 만큼 메리트가 있다고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평택공장에 연 20만대 생산이 가능한 완성차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오는 2011년까지 연 33만대 증설을 염두에 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7000여명의 근로자에 1차 납품업체만 250여개이며, 지난 2007년 3조 1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에서 손꼽힐 정도의 SUV 디젤엔진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외제차를 병행수입과 중고차 매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SK가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K의 경우 국내 4대 그룹사로서 자동차 사업 진출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왔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가 갖추고 있는 국내 영업망에 쌍용차의 영업인프라가 더해질 경우 만만찮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사업에서 삼성그룹도 빼놓을 수가 없다. 지난 90년대 의욕적으로 자동차 사업을 벌이다 그만뒀지만, 이건희 전 회장의 관심이 워낙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황이 최악의 국면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매각 작업이 실제 진행된다고 해도 순탄하게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차의 경우 SUV에 편중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고, 차세대 신차 개발 작업에도 수동적인 스탠스를 유지해 성장 잠재력이 높지 않은게 사실"이라며 "매입 의사를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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