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5일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연설에서 ‘비상경제정부 체제로의 전환’을 언급한데 대해 “경제부총리 제도의 도입이 그 핵심 요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 “과거 내가 부총리를 할 땐 거의 매일 10개 경제부처와의 회를 소집해 거기서 대부분 합의가 이뤄져 국무회의에서도 큰 논란없이 잘 처리됐다”면서 “지금으로선 제도적으로 ‘경제 수장’을 두는 게 위기극복에 상당히 유리한 체제가 아니겠냐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그는 현 정부 ‘경제팀’에 대한 교체 요구 등 비판론과 관련해선 “어떤 사람이 경제 수장을 맡을지는 제도적인 부분과는 다른 문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정비’ 등 이른바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선 “4대강 정비는 경제회복 방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장기적 프로젝트로 고용효과는 다소 있겠지만 경제 회복에 직접적인 도움은 안될 것이다”며 “토목사업은 내수 시장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단 생각이다”고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아울러 그는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의 문제를 놓고 여야 간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데 대해선 “현재로선 그런 어젠다는 급하지 않다. (여당이) 오래 전부터 안고 있던 문제를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내거는 건 전술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꾸 그런 문제로 논란이 계속되면 경제위기에 대한 대처 또한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조 교수는 올해 외환시장 전망에 대한 물음엔 “(미국의 경기 회복 정책 때문에) 달러는 공급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겠지만, 우린 외환 보유액수가 충분히 많지 않은데다 (외국에) 대해 갚아야 할 돈이 많기 때문에 쉽게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현재로선 정부도 (외환 시장에 대해)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적은 외환 보유고를 갖고 계속 시장에 개입하다 보면 효과는커녕 달러만 없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올해 수출 전망에 대해선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미(對美)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부터 경기 부양책을 동원해 엄청난 내수 개발에 나설 것이므로 여기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참여하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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