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스마트폰 성능평가 조작 파문…'다른 업체도 했다'

벤치마크 전문매체 '아난드테크' 폭로"성능평가 모드 감지해 성능 뻥튀기해"감지모드 찾아 끄자 점수 최대 40% 하락화웨이 "중국선 일반적 관행" 해명도 파문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중국 최대 통신장비·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스마트폰 벤치마크(성능평가)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순간에만 기기의 성능을 몰래 끌어올려 높은 점수가 나오도록 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다른 제조사들도 그렇게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4일(현지시간) 전자기기 벤치마크·성능 테스트 전문매체 아난드테크(AnandTech)는 "화웨이가 자사 스마트폰에 벤치마크 감지 기능을 탑재하고,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실행될 경우 전력 제한을 풀고 전력을 몰아주면서 더 높은 점수를 얻게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스마트폰이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작동되는 것을 감지하면, 높은 점수가 나오도록 이에 맞춰 성능을 과도하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평소 실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전력을 몰아주고 발열 제한을 낮추는 식이다.아난드테크는 벤치마크 감지모드 끄고 킨 상태에서 벤치마크 점수를 비교한 결과를 공개했다. 성능 평가점수가 최대 40%가 넘게 차이가 나기도 했다. 사용된 폰은 아너플레이(Honor Play) 3종이었다.

GFX벤치 프로그램을 통한 벤치마크 결과. 검은색 막대기가 벤치마크 감지모드를 켜고 나온 점수다. 실제 성능 대비 10%~40%씩 높게 나왔다. [자료:AnandTech]

벤치마크 프로그램 'GFX벤치'에서 'T-Rex'라는 게임으로 테스트한 결과, 'P20 Pro'의 성능 점수는 126.64점이었다. 그러나 아난드테크가 벤치마크 감지모드를 종료시키고 테스트를 진행하자, 점수는 85.25점으로 뚝 떨어졌다. 실제 스마트폰 이용자가 사용할 때의 점수이자 실제 성능이다.'P20' 역시 처음엔 126.48점을 얻었으나, 감지모드를 끄자 82.66점으로 떨어졌다. '아너플레이'는 127.36점을 기록했다가 감지모드를 끄자 66.54점으로 곤두박질쳤다. 40%가 넘는 점수 차이가 난 셈이다. 아난드테크는 "화웨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970'의 공통적인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아난드테크 측은 지난 주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박람회(IFA)에서 화웨이 관계자들을 만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왕청루(Wang Chenglu)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소프트웨어 부문장은 먼저 "현재의 벤치마크 테스트가 실제 이용자경험(UX)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의문"이라면서 벤치마크 개혁론을 폈다.그러면서 화웨이는 소비자에게 정직한 점수를 공개하고 싶지만, 중국의 다른 업체들이 비현실적인 점수를 내놓기 때문에 자신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 벤치마크 성능과 관련해 "다른 업체들도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그렇게 한다"면서 "화웨이라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인 관행"이라고도 했다.

화웨이 아너플레이

아난드테크는 화웨이가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난드테크는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점수를 경쟁적으로 조작하는 일은 최악의 방법이며, 화웨이가 그동안 쌓아온 것들을 모두 잃어버리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웨이와 같은 대기업의 경우엔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며, 벤치마크 점수 조작은 소비자를 속이고 분명히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화웨이는 올해 애플을 제치고 판매량 기준 로 올라섰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504031053466305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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