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로봇 시험 운용
임대 가격 시간당 9달러, 최저임금보다 싸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 가운데 하나인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최저임금보다 싸고 화장실도 가지 않는, 가성비 넘치는 경찰이 배치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뉴욕경찰(NYPD)이 전날 밤부터 타임스퀘어역에서 경찰 로봇 시험 운용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미국 로봇 제작업체 나이트스코프사가 제작한 K5다.
키는 160㎝로, 성인 여자 정도다. 바퀴와 카메라 네 대가 부착돼 주변 상황을 360도 관찰한다. 행인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안면인식 기능은 사용하지 않는다. 이미 공항과 병원, 쇼핑센터, 카지노 등에서 성능이 검증됐다고 알려졌다.
임대 가격은 시간당 9달러(약 1만2000원)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저렴하게 치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비용"이라면서 "로봇은 화장실에도 가지 않고, 식사 시간도 없이 임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K5는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운용된다. 인간의 조종 없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한다.
뉴욕시는 앞서 우범 지역에 배치할 로봇개 ‘디지독(Digidog)’도 두 대 구입했다. 다리 네개로 이동하는 민첩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로봇이다. 최고 속도는 시속 4.8㎞로, 성인의 빠른 걸음걸이 수준이다. 14㎏의 짐을 운반할 수 있고, 등에 설치된 카메라와 조명으로 정찰견이나 감시견 역할도 한다.
뉴욕 경찰은 "인질 협상이나 화학물질·방사선 누출 구역 등 위험한 사건 현장에 투입하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시가 디지독 두 대를 구입하는 데 투입한 비용은 75만달러(9억8025만원)다.
구매 당시에는 사람을 살상하거나 감시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논란이 됐다. 시민단체들은 "나쁜 공상과학에나 나올 법한 것들로 치안 시스템을 망치고 있다"면서 "애덤스 시장이 도서관을 줄이고 시 기관에 비용을 삭감하라고 하면서 로봇에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보다 검증된 곳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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