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교사, 악성 민원 시달리다 극단 선택
4년 전 학폭…학부모에 '아동 학대' 고소당해
가해 학부모 운영 점포에 포스트잇·별점 테러
대전에서 학부모 악성 민원에 4년간 시달리다가 끝내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의 일부 개인정보가 온라인에 확산하며 누리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11일 복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전 교사 사망 가해자 미용실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숨진 교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 중 한 명이 운영하는 미용실 모습이 담겼다.
사진을 보면 미용실 외부에는 "여기가 주동자" "살인자 ㅇㅇ헤어" "너 같은 사람 때문에 사형 제도 필요" 등 분노 섞인 포스트잇이 빼곡하게 붙었다. 온라인에서도 "여기가 선생님 목숨까지 자르는 미용실인가요?" "선생님을 괴롭히고 죽이니 속이 후련하세요?" "사람 죽인 손가락으로 머리카락 만졌을 생각하니 속이 울렁거리네요" 등 학부모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다른 학부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음식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은 김밥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으로, 1점대 '별점 테러'뿐 아니라 밤 시간대 케첩·밀가루 등을 뿌리는 음식물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본사로부터 영업 중단 조처를 받았다.
해당 프랜차이즈 본사는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가맹점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확인 중"이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내용이 확인될 때까지 영업 중단 조치 중이며, 향후 사실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음식점은 지난 4월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트에 따르면 해당 매물은 권리금 8000만원짜리 '특급 매물'로 소개됐다.
한편 경찰과 대전교사노조 등에 따르면 40대 초등교사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일 숨졌다. A씨는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 당시 자신의 사례를 작성해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제보 내용에는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학생 4명이 지시에 따르지 않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혔던 정황이 담겼다. 특히 한 학생이 친구를 지속해서 폭행하자 교장에게 지도를 요청했다는 등의 이유로 A씨는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하고 수년간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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