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경 소양강 처녀상으로 향한 승객
이상한 느낌 들어 지켜보다 경찰에 신고
작은 관심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마음먹은 승객을 살린 택시 기사의 사연이 알려지며 화제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1시께 강원 춘천시에서 20여년간 택시 기사로 일해온 박인경 씨는 "소양강 처녀상으로 가 달라"는 50대 승객을 한 명 태우게 되었다.
어두운 새벽에 스카이워크가 설치된 관광지를 찾는 승객에 이상함을 느낀 박 씨는 "이 시간에 왜 그곳으로 가느냐"고 물었다.
이에, 승객은 "바람 쐬러 간다"고 짧게 답한 뒤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비틀거리며 넘어진 승객은 이내 힘겹게 일어나 목적지 인근 계단에 몸을 기댔다.
박 씨는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승객과 10~20m 떨어진 곳에 정차해 그를 지켜봤다. 그러다 승객이 처녀상 난간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고 곧장 112에 신고했다.
이어 경찰 공동 대응 요청으로 먼저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위태롭게 서 있는 승객에게 다가가 설득하기 시작했다. 승객은 그제야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소방대원들을 따라 구급차로 발을 돌렸다.
박 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한 번은 소양댐으로 가달라는 손님이 있었는데, 그분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하셨다"며 "그날은 운행을 접고 손님과 술 한잔하며 얘기를 들어줬다. 그렇게 한참 시간을 보내다 택시를 불러서 함께 귀가한 기억이 있다"고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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