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기관 경영평가 '미흡 이하' 18개…에너지 공기업 9개 성과급 삭감(종합)

한전 첫 'D등급'
文정부 임명 5개 기관장 해임건의

재무성과 중심으로 이뤄진 이번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18개 기관이 '미흡 이하' 등급을 받았다. 에너지 공기업의 등급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석탄공사·지역난방공사·가스공사 외 발전6사 등 총 9개 에너지 공기업의 임원과 1~2급 직원의 성과급이 삭감된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8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안)'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평가는 사회적가치 비중은 줄이고(25→15점) 재무성과 지표의 비중을 확대한 (10→20점) 방식으로 진행됐다.

公기관 경영평가 '미흡 이하' 18개…에너지 공기업 9개 성과급 삭감(종합)

총 130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중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18개 기관은 내년 경상경비가 0.5~1% 깎인다. 정부는 재무위험이 높은 15개 공기업의 성과급을 삭감하거나 자율반납을 권고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재무위험이 높은 9개 에너지 공기업에 대해서 경영책임성 확보를 위해 임원 및 1·2급 직원의 성과급을 삭감하기로 의결했다. 가스기술공사 등 2022년 당기순손실이 발생한 6개 공기업 임원에는 성과급 자율반납을 권고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보통(C)'에서 '미흡(D)'로 강등돼 성과급 지급 대상 자체에서 제외됐다. 한전이 D등급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서울청사에서 진행된 경영평가 후속조치 브리핑에서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는 정부 정책 결정에 따른 것이라 책임을 묻기 어렵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최상대 2차관은 "요금 인상의 지연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공기업 차원의 뼈를 깎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재무 경영 실적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는 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종합 등급 '탁월(S)'을 받는 곳은 없었다. 지난해의 경우 한국동서발전이 유일하게 S등급을 받았으나, 올해는 B등급으로 떨어졌다.

이밖에 '우수(A)' 19개, '양호(B)' 48개, '보통(C)' 45개, '미흡(D)' 14개, '아주미흡(E)' 4개로 평가됐다.

2022년 기관별 경영실적 평가결과. 출처=기획재정부

이날 공운위는 2년 연속 D등급을 받거나 올해 E등급을 받은 기관 중 5개 기관장(건강증진개발원, 건설기계안전관리원, 보훈복지의료공단, 소방산업기술원,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해임 건의했다. 5개 기관장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기관장이다. D등급을 받은 14개 기관 중 해임건의 대상 등을 제외하고, 지난해 말 기준 6개월 이상 재임한 기관장 7명에 대해서는 경고조치를 내렸다.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8개 기관 중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현재까지 재임 중인 기관장 5명에 대해서도 경고조치를 내렸다.

공운위는 미흡 이하인 18개 기관에 경영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경영개선 컨설팅을 실시한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8개 기관에 대해서도 안전 관련 개선계획을 제출받을 계획이다.

추 부총리는 "과거의 온정주의 관행에서 벗어나 공공기관 실적을 엄격하게 평가했다"며 "올해도 공공기관 혁신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