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 대통령 터틀넥 메시지…에너지 절약 독려
러시아 천연가스 위협에 중국으로 터틀넥 주문 쇄도
[아시아경제 조영신 선임기자] 유럽 올겨울 패션 아이템 '터틀넥' 스웨터
지난 3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영상 연설을 하는 자리에 넥타이 정장이 아닌 터틀넥을 입고 등장했다. 터틀넥은 목 전체를 감싸주는 옷이다. 이날 우마로 시스코 엠발로 기니비사우 대통령을 환영하는 외교 행사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은 터틀넥 스웨터를 입었다.
동방재부망과 상관신문 등 중국 매체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터틀넥 패션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패션에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대국민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올겨울 실내 온도가 19도 아래로 떨어질 때만 난방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 위협 등으로 유럽은 올겨울 추위와 전쟁을 해야 할 상황이다.
동방재부망은 프랑스 대통령이 터틀넥을 입고 등장한 이후 터틀넥이 전기담요 등 난방용품에 버금가는 유럽의 겨울 월동용품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에서 터틀넥 등 겨울용 의류 주문이 중국으로 밀려오고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 푸젠성 샤먼에 위치한 무역회사 한 관계자는 "최근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의 터틀넥 스웨터 검색량이 13배나 늘었다"면서 유럽에서 터틀넥 스웨터와 방한용 의류 주문이 많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샘플 주문을 받았고 지난 5월부터 공장 근로자들이 야근하고 있다면서 주문에서 생산, 운송까지 2∼3개월이 걸리는 만큼 지금 주문하면 늦었다고 덧붙였다.
광둥성 둥관 소재 무역회사 관계자는 "올해 유럽 고객의 주문량이 지난해의 2/3 정도에 불과했는데 최근 갑자기 주문이 많이 증가했다"면서 "터틀넥 이외에 방한용 신발과 두꺼운 외투도 주문이 급증했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방한용 의류 주문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럽의 보온 속옷 주문은 전월 대비 246% 증가했다. 유럽 국가 가운데 프랑스가 372%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이탈리아(365%)와 독일(362%)로 뒤를 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중국 최대 쇼핑 기간인 광군제(11월 11일) 기간중 방한용 의류와 전기 난로, 전기 온수 매트 등 난방용품이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겨울용 의류 이외 보온병도 이달 전월 대비 300%나 판매가 급증하는 등 유럽의 천연가스 부족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중국 겨울용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조영신 선임기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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