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비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가게에 인계"
경찰, 피의자 특정 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 방침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주인을 살린 강아지가 학대당한 뒤 보신탕 가게에 넘겨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가게에 강아지를 버린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25일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복순'이라는 개가 전날 새벽 예리한 흉기로 잔혹하게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복순이는 코가 잘리고 두개골이 파열되는 등 참혹한 상태로 전날 오후 2시쯤 전북 정읍시의 한 식당 앞에서 발견됐다.
복순이는 '주인 살린 개, '충성스러운 개'로 동네에서 칭송받아왔다.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과거에 견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복순이가 크게 짖어 이를 알렸고, 덕분에 견주는 119에 응급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단체는 "이웃 주민의 말에 따르면 복순이라는 이름도 주인을 구한 뒤 지어진 이름"이라며 "은혜를 원수로 갚을 순 없다"고 분개했다.
견주 측은 동물병원을 다녀온 뒤 복순이가 숨져서 보신탕집에 갖다줬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견주가 살아있는 복순이를 도축업자에게 데려갔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단체는 "견주는 (학대당한) 복순이를 발견 후 동물병원으로 데려갔으나 치료비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보신탕 업주를 불러 복순이를 인계했다"고 말했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살아있는 복순이를 보신탕 가게에 넘긴 정황과 입증자료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복순이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형사고발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복순이의 사체를 보신탕 업주로부터 돌려받아 화장한 뒤 장례를 치렀다.
경찰은 강아지를 학대한 피의자를 특정하는 대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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