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이 독자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 2차 발사가 성공해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은 21일 오후 5시10분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발사된 누리호가 고도 700km 궤도에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올리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4시 정각 발사됐으며, 정남향으로 비행하면서 123초경에 고도 62km에서 1단 분리, 227초 후 고도 202km에서 페어링 분리, 269초 후 273km에서 2단 분리, 872초 후 고도 700km 도달 및 성능검증위성 분리, 922초 후 위성 모사체 분리 등 모든 과정을 완벽히 수행했다. 이후 성능검증위성과 남극 세종기지간 첫번째 접속도 성공했다.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정보를 분석ㆍ확인한 결과 기체가 정상적인 궤도로 비행하면서 각 단ㆍ페어링ㆍ위성 분리 및 궤도 진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판단해 '최종 성공'을 확정지었다. 앞으로 성능검증위성은 오는 28일부터 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KAIST) 등이 제작한 큐브 위성을 차레로 사출할 예정이다.
이번 2차 발사는 당초 지난 15일 예정됐지만 강풍으로 하루 연기됐다가 21일로 재차 미뤄지는 등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지난 15일 오후 누리호 기체 이송ㆍ기립 후 진행된 점검 과정에서 1단 엔진 산화제 탱크 충전량 계측 센서 이상이 발견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자칫 1~2단 분리 등 '대수술'이 필요하면 한 달 이상 연기될 상황이었다. KARI 기술진 등은 긴급 점검 결과 센서 핵심 부품 교체만으로 해결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해 수리한 후 21일로 발사일을 재확정해 이날 결행했다. 누리호는 75t급 액체 엔진부터 추진제 탱크, 발사대 구축ㆍ운용, 엔진 클러스터링 등의 설계, 제작, 시험, 운용 등 모든 기술을 KARI와 300여개 민간 업체들이 참여해 직접 개발했다.
누리호는 1.5t의 실용 위성을 저궤도(600~800km)에 올릴 수 있는 중형 액체 엔진 로켓이다. 전세계적으로도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일본, 인도 등 6개국만 보유한 능력이다. 이스라엘ㆍ이란ㆍ북한도 우주발사체가 있지만 300kg급으로 비교가 안 된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합작이었던 나로호(KSLV-Iㆍ2013년 성공 발사) 개발을 전후로 완전한 독자 우주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10여년 만에 성공을 거뒀다. 예산 1조9572억원이 투입된 '단군 이래 최대 우주개발프로젝트'였다.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기체 4기를 더 만들어 발사해 신뢰도를 높이는 한편 진전된 기술로 차세대 발사체를 만들어 독자적 달 탐사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 과정에서 발사체 개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과 산업체 역량 강화를 통해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에 걸맞는 국내 우주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정부는 앞으로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성능이 향상된 우주발사체 개발을 추진하여, 우리나라의 위성 발사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발사 성공을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은 과학기술인, 산업체 관계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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