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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구의 필뮤직]짐 모리슨과 영화 ‘도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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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문을 열고 현실을 탈출한 시인 로커

[아시아경제 임훈구 기자]

[임훈구의 필뮤직]짐 모리슨과 영화 ‘도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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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훈구의 필뮤직]짐 모리슨과 영화 ‘도어스’


1967년은 록 음악사상 가장 화려한 해로 기록된다. 비틀스가 야심작 '서전트 페퍼스 론리 하츠 클럽 밴드(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발표했고 지미 헨드릭스는 '아 유 익스피리언스드?(Are You Experienced?)'로 데뷔했으며 록 음악의 이단아 프랭크 자파와 루 리드는 그룹을 결성하고 '앱솔루틀리 프리(Absolutely Free)'와 '벨벳 언더그라운드 앤드 니코(Velvet Underground & Nico)'를 발표해 비틀스의 정반대 방향에서 새로운 록 음악을 창조하고 있었다. 영화로 치면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 장뤼크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 스탠리 큐브릭의 '클록웍 오렌지', 앨프리드 히치콕의 '현기증'이 한 해에 쏟아져 나온셈이다.


그리고 우울한 인간 짐 모리슨이 도어스를 결성해 셀프타이틀의 데뷔 앨범을 발표했다. 로비 크리거(기타), 레이 만자렉(오르간), 존 덴스모어(드럼)와 함께 4인조 록 그룹을 결성한 모리슨은 당시 미국을 뒤흔든 히피즘과 반전운동, 혁명적 록 음악의 중심에 있었으나 사랑과 평화만을 외친 히피즘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사랑 대신 증오, 평화보다는 폭력을 노래하며 현실에 저항했다.


어린 시절 니체와 랭보에 심취한 그는 UCLA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시나리오를 썼다(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와 하길종이 그의 대학 동기다). 그리고 그는 시인이었다. 사이키델릭에 기반한 어둡고 무거운 록 음악을 들려준 도어스의 비밀은 그의 보컬과 가사에 있다. 노래를 부른다기보다는 마치 시를 낭독하거나 주문을 거는 듯하다. 현실을 부정하며 권위를 거부하는 그의 음악은 의도된 실패 혹은 예정된 좌절을 향해 질주한다.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그룹을 해체하고 랭보의 나라로 도피하듯 날아가 의문의 죽음을 맞이했다.


그가 사망하자 할리우드는 기다렸다는 듯 영화를 기획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던 그의 삶은 감독들에게 더없이 좋은 소재였다. 브라이언 드 팔마가 존 트라볼타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 데이비드 린치, 필립 코프먼, 마틴 스코세이지 등이 거론됐지만 최종 선택된 감독은 올리버 스톤이었다. '플래툰' '7월4일생'으로 주가를 올리던 그는 당시 케네디 암살을 다룬 영화 'JFK'를 촬영하면서 창의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스톤 감독은 발 킬머를 주인공으로 낙점하고 '도어스(1991)'를 찍기 시작했다. 그리고 석 달 만에 촬영을 끝내버렸다. 마치 모리슨이 노래하듯 영화를 찍었다. 영화문법을 무시하고 멋대로 찍은 영화는 혹평을 받았다. 한꺼번에 8대의 카메라로 동시에 촬영하고 단숨에 편집했기 때문에 어떤 장면에서는 맞은편 카메라가 보이고 심지어는 녹음용 붐마이크가 보이기도 한다. 스톤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킬머가 멋대로 날뛰게 내버려뒀다. 결과는 놀라웠다. 킬머는 그 자체로 모리슨처럼 보였다. 이런 방식이 아니라면 한 시대의 문을 열고 현실에서 탈출한 음악가의 삶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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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할 시간은 끝나버렸지/진창에서 허우적거릴 시간도 없어/그래 봐야 패할 뿐이야/우리의 사랑은 화장용 장작더미가 되는 거야/어서 와/내 불을 밝혀/이 밤을 불지르는 거야 ('내 불을 밝혀주오' 中) 편집부장 keygrip@




임훈구 기자 keygri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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