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 제한 폐지 직후 출마… 사실상 연임 확실
안정 유지·다양성 부족 등 엇갈린 평가
1999년부터 지부티(Djibouti)를 이끌어온 이스마일 오마르 겔레(Ismail Omar Guelleh·77) 대통령이 내년 치러질 대선에서 6선에 공식 도전한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겔레 대통령은 지부티의 수도에서 열린 집권 여당 진보인민연합(RPP) 당대회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 선거 후보 지명을 수락했다.
지난달 26일 지부티 의회는 대통령 선거 출마 연령 제한을 없애는 개헌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75세를 넘으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고 규정한 현행 헌법을 폐지하며 겔레 대통령이 6선에 도전할 길이 열린 것이다. 지부티에서는 이미 2010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3선 제한도 철폐된 바 있다.
현재 지부티의 정치 구도는 사실상 여당 중심의 일당 지배 체제에 가깝다. RPP가 주도하는 연합 세력인 '대통령을 위한 다수연합(UMP)'은 의회 65석 중 58석을 차지하고 있어 겔레 대통령의 6선 성공은 유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2021년 대선에서도 97%가 넘는 득표율로 5선에 성공했다.
지부티는 1977년 독립 이후 단 두 명의 대통령만이 통치해온 국가다. 초대 대통령 하산 굴레드 압티돈이 22년간 집권했고 그의 조카인 겔레 대통령이 25년째 이어오고 있다. 장기 집권 체제는 안정 유지에 기여했다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다양성 부족, 인권 문제, 빈곤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비판 등 명암이 동시에 존재한다.
지부티는 아덴만과 홍해를 접하는 전략 요충지로, 미국·프랑스·일본·중국 등이 군사기지를 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겔레 정권의 안정 유지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권력 집중과 민주적 절차의 약화에 대한 우려 역시 동시에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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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기 집권자는 기니의 테오도로 오비앙 음바소고(Teodoro Obiang Mbasogo) 대통령으로 45년째 집권중이다. 그 외에 카메룬의 폴 비야(Paul Biya, 42년), 콩고공화국의 드니 사수 응궤소(Denis Sassou Nguesso, 40년), 우간다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38년) 등이 대표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대통령과 총리를 겸직한 기간을 포함하면 1999년부터 집권 중이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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