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군비청과 9조원 달하는 2차 계약 체결
1500마력 엔진 장착, 최대 70㎞/h 질주 시연
'땅 땅 땅' 쇳덩이 부딪히는 소리와 용접 소리로 가득 메워진 경남 창원 현대로템 방위산업 1공장. 지난 14일 공장 안에 들어서자 조립이 덜 된 전차 포탑 5~6대가 일렬로 배치돼 있었다. 일부 포탑엔 5m가 훌쩍 넘는 포신이 달려 위용을 드러냈다. 작업자들은 포탑 안에서 내부를 직접 용접하고 조립했다. 주포 주변에도 2~3명의 기술자들이 작업에 한창이었다.
방산 공장엔 배터리나 자동차 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컨베이어벨트나 자동 장치가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는 제품 대부분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이다. 물론 거대한 포탑을 이동할 이송 장치는 마련돼 있었다.
아직 용접은 사람이 직접 하지만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거대한 작업물을 자동으로 뒤집어주는 장비가 적극적으로 도입돼 있어 생산 속도를 향상했다. 이런 효율적인 라인 시스템 덕에 2023년 3월엔 K2 전차 5대가 기존 납기보다 3개월 앞서 현지에 도착하기도 했다.
조립 라인 한쪽에는 태극기와 폴란드 국기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현대로템은 2022년부터 폴란드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1일엔 폴란드 군비청과 8조9814억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긴급 소요분 180대를 공급하는 1차 계약에 이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까지 포함한 후속 계약이다.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본부장(부사장)은 "K2 전차의 동유럽 수출은 대한민국 국방과학기술의 세계화를 의미한다"며 "독보적인 연구개발(R&D)과 품질로 국익 창출에 기여하고, K방산 글로벌 4대 강국 진입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방산 2공장에는 완성된 수송 차륜형 장갑차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11명의 보병을 태울 수 있는 차량과 수륙양용 지휘소 차량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지휘 차량 안에는 6명가량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빔프로젝터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양압장치가 적용돼 외부에서 유입되는 유해 공기를 차단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대로템은 생산성 확대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한성욱 방산공장장(상무)은 "자동화 라인이 다른 업체보다 잘 갖춰져 있어 생산성이 높다"며 "사람이 하면 20일 걸리는 용접을 로봇은 8일 더 빨리 끝내기 때문에 이 로봇이 개발되고 적용되면 내년엔 생산 효율이 30%, 내후년엔 7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경남 창원 현대로템 주행시험장에서 K2 전차 한 대가 포신을 고정한 채 차체를 360도로 회전하고 있다. 전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포신이 흔들리지 않아 목표물을 정확히 겨눌 수 있다. 현대로템
두 공장을 모두 둘러본 후엔 K2 전차 두 대가 도로 위를 질주하는 시연을 보였다. 1500마력 엔진을 장착한 전차는 포장도로에서 시속 70㎞, 야지에선 시속 50㎞까지 속도를 냈다. 좁은 공간에서도 방향을 틀 수 있는 '선회 피봇' 기능과 경사면에서 전차 자세를 조절하는 '자세 제어' 기능도 선보였다. 공중공격에 유리하도록 앞쪽을 들어 올리기도 하고, 사람 머리 하나 정도 높이로 자세를 낮추는 것도 가능했다. 포신은 고정된 채 차체만 360도로 회전하는 장면에선 취재진의 탄성이 터졌다.
최우석 폴란드 PM1팀장은 "지난해 3월 실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 훈련에서 레오파르트, 르클레르 같은 세계 우수한 전차들과 함께 훈련했는데, K2만 까다로운 지형을 문제없이 통과했다"며 "사격 명중률도 3㎞는 물론 5㎞에서도 탁월해 폴란드군으로부터 호평받았다"고 했다.
K2 전차의 성능은 이미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K2 전차에 적용된 120㎜ 활강포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대부분의 전차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화력을 갖췄다. 또 자동장전장치를 채택해 승무원 1명을 줄인 3명의 승무원만으로도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한정된 병력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동 간 6초 이내 재사격이 가능하다는 강점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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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사장은 "현대로템은 K2 전차 폴란드 2차 계약처럼 어떻게 지속적으로 큰 규모의 수출을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며 "보다 지능화되고 고기능화된 전투 개념의 장비가 필요한 유무인복합전차 개발 등 미래 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R&D에 힘쓰고 있으며, 2035년 글로벌 지상무기 체계 5위에 오르도록 앞으로도 성장하고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창원=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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