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이에서 고카페인 음료 섭취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중·고등학생의 고카페인 음료 주 3회 이상 섭취율은 2015년 3.3%에서 2019년 12.2%로 약 4배 증가했으며, 2024년에는 23.5%까지 치솟았다. 특히 고등학생의 섭취율은 중학생보다 약 2배가량 높아 우려를 낳는다. 학업 스트레스, 피로 해소, 집중력 향상 등을 이유로 고카페인 음료를 찾는 청소년이 많아졌지만, 이는 단순한 습관 이상의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 외에 심박수 증가, 혈압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고 철분, 칼슘 등 필수 영양소 흡수를 방해한다. 특히 성장기 청소년은 뼈와 근육 발달에 중요한 칼슘 흡수가 필수적인 시기이므로, 고카페인 음료의 무분별한 섭취는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미국 버팔로대학교 연구에서도 8~17세 청소년 96명에게 고카페인 음료를 섭취시킨 결과, 전원에게서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는 반응이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고카페인 음료 대신 필수적인 음료로 '우유'를 주목한다. 우유 한 잔(200ml)에는 하루 권장 칼슘 섭취량의 3분의 1과 단백질의 8분의 1이 함유돼 있으며, 체내 흡수율도 다른 식품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단백질과 칼슘 외에도 비타민 D, B군, 필수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고르게 포함한 우유는 '완전식품'으로 불릴 만큼 균형 잡힌 영양 공급원이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우유는 칼슘과 함께 흡수를 돕는 유당, 단백질, 비타민D 등의 영양소를 고르게 포함하고 있어 칼슘 흡수율이 약 40%에 달한다"며 "성장기 청소년의 뼈 건강과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인 식품"이라고 우유 섭취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이르는 청소년기는 성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기로, 균형 잡힌 식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바쁜 학업 일정 탓에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간편하게 마실 수 있으면서도 필수 영양소를 보충해주는 우유가 성장기 영양 관리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우유 섭취는 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국내 청소년의 평균 키는 매년 소폭 상승하지만, 칼슘 섭취량은 하루 권장량인 800mg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식생활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청소년 5명 중 1명만이 하루 한 번 이상 우유를 섭취하며, 2010년대 중반 이후 우유 섭취율은 남녀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연간 1인당 우유 소비량이 100kg 이상인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평균 신장이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한국 남성보다 평균 키가 약 10cm 더 크다. 이는 우유 섭취와 성장 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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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는 "우유는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필수적인 영양소를 고루 갖춘 대표 식품"이라며 "하루 한두 잔의 우유 섭취만으로도 건강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아침 식사를 거르기 쉬운 바쁜 청소년들에게 학교 급식에서만큼은 반드시 우유를 제공해, 기본적인 영양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진 기자 peng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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