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현물 온스당 3400달러 돌파
약달러에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 쏠려
금값이 온스당 3400달러를 돌파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관세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연방준비제도(Fed) 독립성 침해 논란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안전자산에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6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425.3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2.9% 올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금 현물가격도 이날 미 동부시간 3시45분 기준 온스당 3428.39달러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3.03% 올랐다. 금 시세는 지난 16일 온스당 33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일주일도 안 돼 3400달러 선을 다시 뚫었다. 금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의 (금) 보유량은 지난 12주 연속 증가하며, 2022년 이후 최장기간 상승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 행보 탓에 미 중장기 경제에 물음표가 찍힌 데다가 Fed 독립성 침해 논란까지 불거지자 달러 등 미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된 반면, 안전자산인 금에 매수세가 몰린 까닭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Fed 의장을 상대로 금리인하 압박을 지속하자 달러화 가치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안한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은 주식과 채권 시장에서 피난처를 찾는 가운데, 금 가격이 21일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달러가 약세일 때 금 가격이 종종 상승한다. 금은 달러로 가격이 매겨지는데 강세인 해외 통화를 보유한 사람들에게는 금 가격이 더 저렴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들도 금 매수 행렬에 동참하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CNBC에 따르면 올 들어 금값은 약 30% 뛰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8% 가까이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금 가격이 향후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중반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으며 시티은행은 투자 수요가 채굴 수요를 앞지르면서 향후 3개월 동안 금값이 35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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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니 후 시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 관련 미국·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와 중앙은행 및 기타 기관의 강력한 수요가 결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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