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장, 인도 이어 동남아 지역 점검
HVAC 등 B2B 사업 강조…신흥시장 투자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인도와 동남아시아 지역 법인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미래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사장은 지난주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위치한 LG전자 현지 법인을 연속 방문했다. 올해 초 인도 출장 이후 3개월 만의 글로벌 사우스 공략 행보다. LG전자가 공들이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이다. 인도 및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아시아·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이 꼽힌다.
조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턴 기존 성장 전략에 '지역'이라는 전략의 축을 더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에서의 성장 가속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사장은 이번 현지 방문에서 냉난방공조(HVAC)·상업용 디스플레이·고효율 시스템 등 B2B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B2B 사업 가속화를 위한 데이터 기반 맞춤형 솔루션, B2B 고객과의 중장기적 파트너십 유지 중요성을 집중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풍부한 노동인구를 가진 글로벌 사우스에 해외 주요 기업들이 집결하면 LG전자가 육성 중인 냉난방공조·스마트팩토리 등 B2B 사업 기회가 자연스레 늘어날 거란 전략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의 냉난방공조 사업 기회가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MS가 짓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칠러를 공급하기로 하는 등 성과를 냈다. 글로벌 HVAC 업계 세계 1위 일본 다이킨을 제치고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에 고효율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 아이'도 공급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대표이자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올라선 인도 공략에도 힘을 싣고 있다. 기존의 노이다·푸네 등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생활가전의 종합 생산기지'로 인도 3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달 초 착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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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잠재력이 큰 만큼 글로벌 사우스 소재 LG전자 법인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과 당기순손익을 공개하는 주요 해외법인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 소재 법인 5곳(인도·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브라질)의 지난해 매출액을 합치면 16조3363억원에 달한다. 2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17%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들 법인 5곳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합계는 총 7666억원으로, 2년 전과 비교하면 36.6% 늘어났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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