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해임 압박에도 美증시 보합권 마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해임을 압박했지만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무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 증시도 불안한 대외 환경에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만큼 별다른 하방 압력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13% 오른 5282.7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 지수도 0.13% 내린 1만6286.45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컸다. 전장 대비 1.33% 하락하며 3만9142.23에 장을 마쳤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해임 가능성을 거론했다. 파월 의장이 전날 공개 발언을 통해 관세로 인플레이션 상승이 우려된다며 당장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는 "내가 요청하면 파월은 당장 떠날 것"이라며 "나는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시장에 불확실성을 초래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약했다. '성금요일' 연휴 휴장을 앞두고 관세 불확실성에 지쳐 쉬어가는 분위기였다.
개별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부각됐다. 유나이티드헬스의 경우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22% 떨어졌다. 다우존스 지수가 유달리 급락한 배경이다. 엔비디아도 대중국 수출 규제 강화 여파로 3%가량 하락했다. 반면 넷플릭스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19% 상승 마감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5000명으로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두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태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 "관세로 경제 혼란이 예상되고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위험도 증가했다"며 오는 22일 발표할 신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대화 중이라는 소식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우리는 중국과 대화 중이며 이미 여러 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3~4주 정도 뒤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증시는 선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코스피가 지난주 2200대까지 내려간 뒤 반등한 만큼 악재를 선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국내 증시와 밀접한 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도 0.77%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야간 선물은 0.14% 올랐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1418.90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야간 시장에서 1416.60원으로 소폭 더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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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며칠 새 불안한 대외 증시 환경에도 한국 증시는 선방하고 있다"며 "오늘은 미국 증시 휴장 대기심리와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협상 기대감 등의 영향으로 큰 하방 압력 없는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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