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1분기에 시장 예상을 웃도는 5.4%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연간 5%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당장 2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등 리스크가 본격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달 말 예정된 정치국회의에서 추가 부양책 등 정책 모멘텀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백관열 LS증권 연구원은 17일 '중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서프라이즈, 환호받지 못한 이유는?' 보고서에서 "서프라이즈한 1분기 지표로 목표치(연간 5% 성장)에 한 걸음 다가선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당일(16일) 지표 발표 이후의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연구원은 "지표 호조에도 시장이 부진했던 이유는 여전히 소비보다는 수출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면서 "물론 3월 가전기기, 가구, 통신장비 판매량이 급증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을 비롯한 소비 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것으로 보이나 아직은 경제 성장을 견인할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GDP 대비 소매판매 비중을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유의미하게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3월 수출이 예상치(+4.4%)를 대폭 상회한 12.4% (증가율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분기는 디플레이션(밀어내기) 수출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2분기부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도 본격적으로 노출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백 연구원은 반도체, 가전제품 등 상호관세 면제대상을 중심으로 수출 효과가 좀 더 연장될 수는 있다면서도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는 소비 회복이 지연될수록 경기하강 압력은 강해질 시점"이라고 짚었다.
그는 소비를 이끄는 중국 부동산 경기가 바닥은 통과했으나 여전히 2선 도시의 미분양 비율이 역대 최고 수준인 상황이라며 "5%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여전히 추가적인 부양책이 요구된다"고 봤다. 이어 "경제, 정책 방향성을 중간점검하는 정치국회의가 임박한 현시점은 정책 모멘텀이 다시금 강화될 시점"이라고 봤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전날 공개된 중국의 1분기 GDP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디플레이션, 부동산 등 기존 불안 요인은 지속됐고, 2분기부터 수출 부진에 따른 경기하방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규모는 중국 GDP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16일 기준 2025년 중국의 GDP 성장률 컨센서스는 +4.5%이지만, 향후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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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박 연구원은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중국의 추가 부양책이 예상된다"며 2분기 지급준비율 및 금리 인하, 재정정책 조기 집행, 이구환신의 서비스 소비 지원 확대 및 부동산 관련 정책 발표 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 4월 정치국회의 내용에 대한 확인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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