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DDR5 내수시장 판매
수율 80% 육박
메모리 가격 가파른 하락세
올해 1분기 D램 8~13%↓
1분기 반도체 수출경기전망지수, 전분기比 반토막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물량을 대거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에도 초반부터 비상이 걸릴 조짐이다. 중국 IT기업들은 고성능 메모리를 자국산으로 교체하면서 해외에서 유입하는 물량을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지난달 데이터센터 서버 등에도 사용되는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제품을 출시해 내수시장에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의 DDR5 제품 수율(정상품 비율)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XMT의 DDR5 양산은 D램 가격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구형 메모리 제품인 DDR4를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재고 증가를 경고하고 나섰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10∼15%, 일반 D램 가격은 8∼13%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메모리 업체들은 재고 수준 증가와 주문 수요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부진하다. 스마트폰과 PC에서 여전히 과잉 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 상승이 본격화되면 시장 변동성이 한층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CXMT가 강력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2026년에는 미국 마이크론을 제치고 D램 출하량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중국의 반도체 수출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해 1~11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20.3% 증가한 1조300억 위안(약 203조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 전망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64.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 148.2, 3분기 125.2, 4분기 135.2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급락한 수치다. 또한, 산업연구원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지수(PSI) 조사에서도 반도체 업황의 1월 PSI는 12월(124)보다 59포인트 하락한 65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는 중국 업체의 물량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우려 등으로 범용 반도체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인공지능(AI) PC·모바일, 온디바이스 AI 신제품 출시, 자율주행 등 반도체 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반도체 제품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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