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美 국채금리 격차 확대도 위안화 하방 압력
중국 인민은행의 환율 방어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역외 위안화 가치는 한때 전날보다 0.2% 하락한 달러당 7.3014위안에 거래됐다. 역내 위안화 가치 역시 0.4% 내린 달러당 7.2996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인민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강한 위안화 고시 환율을 발표하며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위안화 매도에 나섰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백악관 복귀를 확정지은 이후 기준환율을 달러당 7.2위안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한 소식통은 이날 중국 국영 은행들이 역내 위안화 가치가 7.30위안으로 밀려나자 달러화 매도를 늘렸다고 전했다.
위안화 약세의 주범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한 폭탄 관세가 꼽힌다. 관세가 중국 경제를 악화할 것이란 우려에 위안화는 지난달 초 이후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오버시-차이나 뱅킹의 전략가 크리소퍼 옹은 "중국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고르지 않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가 추가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위안화의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위안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전날 10년물 중국 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와 2%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앞서 CNBC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13개 투자은행과 경제 리서치 업체들의 전망치를 종합해 내년 말 역외 위안화 환율이 평균 7.51위안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요나스 골터만은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미국의 관세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다"며 "미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에 있는 국가들의 통화는 큰 폭의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스의 아시아 외환 투자 책임자 미툴 코테차는 트럼프 당선인이 예고했던 대(對)중국 60% 관세를 완전히 반영하려면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8.42위안까지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관세에 대한 맞불 조치로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 중국 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 중국 경제에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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