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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조약 발효 코앞…'북한군 참전' 정당화 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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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의 군사동맹' 북한군 파병 정당화 빌미
북한, 김정은 마음 먹으면 언제든지 비준 가능
엔진시험 없이 ICBM 발사, 벌써 기술 넘겼나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사실상의 '군사동맹' 조약이 본격적인 효력 발동을 앞두고 있다. 서로에 대한 군사 지원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전장으로 파병된 북한군의 '정식 참전' 명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북한이 엔진시험도 없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서 양측의 '위험한 거래'가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11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다. 앞서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은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이 조약 비준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가결한 바 있다. 북한이 비준·서명에 해당하는 절차를 거쳐 러시아와 비준서를 교환하면 조약의 효력은 무기한으로 발생하게 된다.


북·러 조약 발효 코앞…'북한군 참전' 정당화 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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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비준 절차를 거친다. 다만, 북한 헌법상 중요 조약일 경우 국무위원장이 직접 비준하거나 폐기할 수 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만 내린다면 당장 필요한 절차를 거쳐 러시아와 비준서를 교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조약은 올해 6월 양측이 평양에서 체결한 것으로, 옛 소련 시절 동맹 조약에 담긴 '자동 군사개입' 조항(제4조)을 사실상 부활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어느 한쪽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지체 없이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국제사회는 북한군 파병을 두고 침략에 가담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이 조약을 빌미로 파병 문제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북한군 파병을 시사하는 위성사진이 공개되자 그 자체를 부인하진 않으면서 문제의 '제4조'를 상기했다. 당시 그는 "우리와 북한의 관계에 대해 여러분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 조약에는 제4조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서방이 지적하는 북한군 파병설이 사실이라 해도 자동 군사개입 조항에 따라 법적 문제가 없다고 강변한 셈이다.


이 조약은 단순한 파병 수준을 넘어 한반도에 다양한 안보 불안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의 핵전력이 북한으로 확장·전수되거나 북한과 러시아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가능성도 커졌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연합훈련 전망에 대해 "왜 안 되겠느냐"고 열어둔 상태다.


북·러 조약 발효 코앞…'북한군 참전' 정당화 빌미 올해 6월 평양을 찾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빈 만찬 행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 러시아의 군사 기술이 북한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이 최근 발사한 신형 ICBM '화성-19형'을 엔진시험도 거치지 않고 바로 발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올해 3월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용 다단계 엔진 지상 분출시험을 공개했었는데, 이후로는 추가 식별된 고체연료 엔진시험 정황이 없다는 게 군 당국의 평가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달 31일 '최종완결판'이라고 자평하는 고체연료 ICBM '화성-19형'을 발사했다. 올해 첫 ICBM 도발이었다. 국방정보본부는 미사일 동체 길이, 직경 증가, 최대 고도 증가 등을 고려할 때 '화성-18형'과 별개인 신형 ICBM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공개한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 역시 8축을 쓰는 화성-18형과 달리 11축짜리가 사용됐다.



북한이 엔진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신형 미사일을 바로 개발·발사했다는 건 러시아의 기술 지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북·러 조약상 '우주 기술 분야 협력'이라는 명목을 이용해 탄도미사일 개량에 전용될 수 있는 기술을 지원받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위성 등 평화적 목적으로 위장할 수 있지만, 위성과 ICBM은 발사 기술을 공유한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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