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유럽 유일 생산기지 독일 공장
무노조 불구하고 4% 임금 인상 결정
"단체협약보다 좋아" vs "악영향 줘"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하는 테슬라 독일 공장이 직원 임금을 이달부터 4% 인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은 "테슬라 독일 공장이 올해 두 번째 임금 인상을 한 가운데, 테슬라 측은 임금 인상에 노조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의 유일한 유럽 생산기지인 독일 공장에는 약 1만 2500명이 근무한다.
지난 2월 테슬라 독일 공장은 생산직 직원 임금을 연 2500유로(약 375만원) 일괄 인상하고 최근에는 임시직 5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테슬라 측은 "독일 자동차 업계가 감원과 공장 폐쇄를 논의하는 상황에서 우리 직원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며 "독일 자동차 부문 산별노조인 IG메탈(금속노조)은 임금 인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산별노조와 사용자 단체가 단체협약을 맺는 노사관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는 지난 2022년 공장 설립 이후 이 같은 독일식 노사관계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IG메탈은 자동차 부문의 임금 7% 인상을 요구하며 사용자 측과 교섭하고 있는데, 테슬라 측은 선제적으로 4% 인상을 타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드레 티에리히 테슬라 독일 공장장은 "생산직 비숙련 직원도 연 4만유로(약 6000만원) 이상 받는다. 단체협약보다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독일 노동계는 테슬라의 무노조 경영이 노동조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1일 IG메탈에 따르면 테슬라 독일공장 직원의 83%가 스스로 과로한다고 느끼고, 59%는 업무와 관련한 신체적 불편을 정기적으로 겪는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노동강도를 은퇴할 때까지 견딜 수 있다는 직원은 1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9월 테슬라 독일 공장 경영진이 직원들 병가가 꾀병인지 확인하려고 불시에 집을 찾아가 점검한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경영진은 8월 병가율이 15∼17%에 달해 방문 점검 이외에도 '왜 항상 금요일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는지' 조사했다고 밝혔다. 에리크 뎀러 공장 인사책임자는 "병가를 많이 낸 직원 중 의심스러운 30명을 골랐다. 대부분 보이지 않게 공격적이었다"고 말했다. 티에리히 공장장은 "병가율이 최근 10% 아래로 떨어졌다"면서도 "(이는) 인건비, 수익성과 관련해 반드시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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