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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요리 배우고, 운동하고…사람들과 어울리니 좋아요”[어르신 마음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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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정신문씨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은퇴한 뒤 4~5년쯤 지나니까 나태해졌다. 친구들이 다들 몸이 안 좋으니까 만나기도 힘들고 자꾸 멀어진다"며 "이곳에서 친구들을 새로 사귀고, 선생님들과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눈다. 그동안 잊어버렸던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요즘엔 목공에 빠져서 집에 전시해놓았는데 보람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독거 남성 노인을 위한 일상생활 자립, 사회성 증진, 건강증진 등을 지원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남성 어르신들은 복지관 활동 등 사회활동에 비교적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타인과의 교류 없이 혼자 생활하다 보면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생활적인 부분도 정돈되지 않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노인들이 더욱 활력 있는 시니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꾸준히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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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지역사회 또래와의 연결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
돌봄의 대상 아닌 주체로

“집에 혼자 있을 때는 말을 안 하니까요.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귀한 줄 몰랐습니다.”


[르포]“요리 배우고, 운동하고…사람들과 어울리니 좋아요”[어르신 마음이음] 경기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요리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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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정신문씨(80)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은퇴한 뒤 4~5년쯤 지나니까 나태해졌다. 친구들이 다들 몸이 안 좋으니까 만나기도 힘들고 자꾸 멀어진다”며 “이곳에서 친구들을 새로 사귀고, 선생님들과 좋은 얘기를 많이 나눈다. 그동안 잊어버렸던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있다. 요즘엔 목공에 빠져서 집에 전시해놓았는데 보람 있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씨가 호평한 ‘생명숲 100세 힐링센터’는 전국 15곳 복지관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프로그램 참여자는 누적 4577명을 돌파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독거 남성 노인을 위한 일상생활 자립, 사회성 증진, 건강증진 등을 지원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남성 어르신들은 복지관 활동 등 사회활동에 비교적 소극적인 경우가 많은데 타인과의 교류 없이 혼자 생활하다 보면 우울감에 빠지기 쉽고 생활적인 부분도 정돈되지 않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노인들이 더욱 활력 있는 시니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도록 꾸준히 사업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복지관에서는 태블릿 PC 기반 대면·비대면 융합 인지훈련, 요리 교실이 진행됐다. 인지훈련은 같은 그림 찾기, 규칙 찾기, 모양 기억하기 등 문제를 푸는 방식이다. 난이도는(1~6단계), 문항 수(5~20문제), 제한 시간(10~60초)을 자신에게 알맞게 설정할 수 있다. 한 참여자는 “너무 어렵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는 친절하게 문제를 푸는 방법을 설명했다. 결국 정답을 맞히자 ‘참 잘했어요’라는 표시가 떴고, 어르신은 “오케이”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르포]“요리 배우고, 운동하고…사람들과 어울리니 좋아요”[어르신 마음이음] 경기 성남시 중원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이 인지훈련에 참여하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제공

남성 어르신들에게 요리 교실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껏 요리해본 적이 없었기에 일상생활에 바로 도움이 되는 교육이기 때문이다. 강사는 “오늘은 버섯 불고기입니다. 고기 핏물 제거부터 할 건데요. 뜨거운 물일까요, 차가운 물일까요” 묻자 어르신들은 “찬물”이라고 답했다. 강사는 “그렇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수업을 이끌어 나갔다. 조리법은 건강을 위해 최대한 짜지 않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칼질이 서툰 사람들을 위한 도우미들이 곳곳에 있었다. “여기서 많이 배웠어요”, “이렇게 하는 게 맞나요” 등 수강생들은 강사와 소통하며 즐겁게 요리를 했다. 김효정 사회복지사는 “처음에는 단순히 음식을 만들어서 가져가는 것 때문에 요리 교실이 인기가 많은 줄 알았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선 사구, 포켓볼, 요가, 코어 운동, 스트레칭 등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재만씨(78)는 “복지관에 나와서 아무래도 몸을 움직이는 당구, 탁구 등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또래 친구들이 있어서 여러 가지 얘기도 나누고 지루할 틈이 없다”고 말했다. 김용배씨(75)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시간이 매일 기다려진다”며 “은퇴하고 나서 마음이 안 좋고 외로웠는데 복지관에 와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니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중원노인종합복지관은 어르신들을 돌봄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여긴다. 선배시민으로서 지혜와 경륜을 바탕으로 공동체와 후배시민을 돌보는 존재라는 것이다. 실제 여러 동아리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의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수희 사회복지사는 “단순히 지원받는 삶이 아니라 어르신들이 공동체에 참여하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존재가 선배시민의 개념”이라며 “성남시에서 미세먼지 줄이기 공모전이 있었는데 토론과 정책 제안을 하고, 동네 체육시설과 보행로 안전을 위한 제안도 했다”고 전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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